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27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정치일반
[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07일(金)
“톈안먼 이후 구축된 中의 통제적 정치체제가 ‘習황제’ 낳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앤드루 네이선 미국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가 지난 3일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문화일보와 가진 파워 인터뷰에서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 30주년의 의미와 함께 현재 격화하는 미·중 전략경쟁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앤드루 네이선 美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

中 지도자들 톈안먼 통해 교훈
부르주아·美 등 안팎의 敵 경계
이념 통제·강력한 지도자 필요

中 거대 시스템탓 통제 힘들어
절대적 권위 통한 충성 효율적
구조적 이유가 낳은 ‘제왕 리더’

中 대내외 안보불안 요소 많아
習 대외정책 ‘약점 방어’ 방점
美 견제·타국 자원확보에 주력


앤드루 네이선(Andrew Nathan·76) 미국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중국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마오쩌둥(毛澤東) 이래 가장 강하지만, 동시에 매우 불안정하다”고 평가했다. 네이선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파워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부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에서 얻은 교훈으로 구축한 정치체제가 시진핑이라는 강력한 지도자를 필요로 했다고 진단하면서 “이념 통제와 강력한 리더라는 이 교훈을 가장 잘 적용하고 있는 중국 지도자가 바로 시 주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2인자를 용납하지 않으면서 ‘승계 위기’ 가능성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불안정’ 요소는 여전하다고 봤다. 특히 네이선 교수는 중국이 ‘중국몽’을 실현할지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이 지속해서 강대국으로 남아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해서는 타협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이 더 부유해지겠지만 미국도 여전히 강력한 경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중 간 힘의 균형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이사장 한승주)이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후원으로 개최한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가치외교’ 주제의 아산전문가회의 참석차 방한한 네이선 교수와의 인터뷰는 지난 3일 진행됐다. 인터뷰는 네이선 교수가 4일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5월 말 홍콩에서 출간된 ‘최후의 비밀(最後的秘密)’에 게재한 기고문 내용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됐다.

―최근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최후의 비밀’에 대한 서문을 축약·기고했던데, 2001년 ‘톈안먼 페이퍼’와의 차이가 뭔가.

“톈안먼 페이퍼는 시위대에 대한 진압을 중국 지도부가 결정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책은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지도부 회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989년 6월 3∼4일 진압(crackdown) 뒤 2주 정도가 지난 6월 19∼21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확대회의라고 일컫는 최고지도자들의 회의가 있었다. 정치국 위원들과 덩샤오핑(鄧小平)을 포함한 원로들이 참여한 소규모 회의였다. 당시 회의에서 참가자들은 모두 톈안먼 사태에서 덩샤오핑의 진압 결정과 자오쯔양(趙紫陽) 당 총서기 실각 결정을 지지하는 연설을 해야만 했다. 이후 대략 열흘 뒤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중앙위 위원들과 중앙고문위원 등 500여 명, 정확히는 475명이 참석했다. 중앙위 둘째 회의에서 열흘 전 중앙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결정된 성명을 배포하고 공부하도록 했다. 이 문서는 회의가 끝나기 전 다시 수거됐는데, 누군가가 그 문서의 사본을 만들었다. 그 사본이 지난 4일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5월 말 홍콩에서 발간됐다. 이 회의록이 책의 가장 주된 부분이며, 자오쯔양이 자신을 변호하는 두 번의 연설도 포함돼 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당시 톈안먼 사태 처리 과정에서 중국 지도자들이 정리한 세 가지 교훈이었다.

“공산당 지도자들이 얻은 첫째 교훈은 대내외 적들을 경계하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시위 참가자들이 본래부터 공산당에 적대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나쁜 적들이 학생들을 활용해 사태를 매우 심각한 폭력적 폭동(riot)으로 변질시켰다고 생각했다. 국내의 적은 부르주아 자유주의자들(bourgeoisie liberals)이다. 공산당을 전복하고 정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를 원하는 학자들을 들 수 있겠다. 해외의 적은 미국이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고, 톈안먼 사태를 통해 이득을 얻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 첫째 교훈이 오늘날 특히 중요한 것은 시진핑 정부가 최근 종교단체, 시민단체, 위구르인들, 변호사들, 페미니스트들을 엄중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이들 단체를 모두 공산당을 타도하고자 하는 세력, 즉 적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생각하는 둘째, 셋째 교훈은 현재의 시 주석 체제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다.

“둘째는 이념 통제다. 당시 회의에 있었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었다. 덩샤오핑이 정권을 잡은 1978년 개혁·개방이 시작된 이후 1988년까지 10년간의 개혁 기간에 항상 개혁파들과 보수파들 간의 정치투쟁이 있었다. 중국 경제 발전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덩샤오핑은 개혁파였다. 보수파 중에는 천윈(陳雲)과 리셴녠(李先念) 등 덩샤오핑의 선임들도 있었다. 보수파들은 경제개혁은 이념 통제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믿었다. 이들은 중국인 모두가 이념적 규율(ideological discipline)을 유지해야 하며, 사회주의·공산주의 체제를 신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수파들은 공산당이 이념에 대한 통제를 잃게 됐고, 학생·지식인·중산층·사업가들이 소위 말하는 서구 부르주아 자유주의 사상에 호도됐다고 봤다. 셋째는 당내 리더십이 분열되지 않도록 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교훈이었다. 톈안먼 사태는 초반 학생들 위주의 평화적인 시위로 시작됐다가 단식투쟁으로 변했고, 이후에는 공무원들을 포함한 시민들도 참여하게 됐다. 상하이(上海), 청두(成都) 등 300개 이상의 도시로도 확대됐다. 사태가 이렇게 심각하게 된 것은 자오쯔양이 리더십을 통합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본다. 자오쯔양은 학생들과 대화하기를 원했던 반면, 리펑(李鵬)과 덩샤오핑은 시위를 진압하고자 하는 보수파였다. 이들은 자오쯔양의 리더십이 매우 약하다고 보았다.”

―약한 자오쯔양에 대한 반발이 결국 시 주석과 같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귀결된 것인가.

“자오쯔양에 대한 비판은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 자오쯔양의 리더십이 약하다고 비판하지만, 그가 강력하게 밀고 나갔다면 보수파들을 숙청해야 했을 것이다. 이는 덩샤오핑을 숙청하는 격이고, 이번에는 ‘정말 덩샤오핑을 숙청하고 싶냐’면서 권력을 다 쥐고 싶어한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자오쯔양은 보수파들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판받았을 것이다. 만일 당신이 중국의 중앙집권화된 공산주의 일당 체제의 지도자라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까지 귀 기울이면 어떤 일도 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한 측면에서는 문제를 단호히 처리해야 하고, 동시에 다른 면에서는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해 모두를 통합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시 주석이 택한 방법이다. 반대자를 숙청해서 본인의 절대적 권위를 세우고 모든 이들이 자신에게 충성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정치 시스템에서는 시 주석 자체가 핵심(core)이 된다.”

―현재 시 주석의 강압적 통치가 개인적 특성이라기보다는 이 같은 교훈에 따른 하나의 대안이라는 의미인가.

“중국 시스템은 매우 거대하다. 거대한 관료제에 성(省)이 30여 개나 되고, 실권자도 많다. 이런 거대한 시스템은 마비되기(paralyzed) 쉽고, 중앙에서의 명령·결정이 시행되지 않기가 십상이다. 시 주석은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는 이들을 숙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 일부는 시 주석이 ‘권력에 미쳐 있는 사람(power crazy)’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나는 구조적인 관점에서 해석한다. 즉, 시스템이 이런 종류의 리더를 요구한다고 본다. 서구 민주주의 관점에서 보면 시 주석에게 권력이 너무 많이 집중돼 있으며, 이 때문에 질투와 권력투쟁이 많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나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등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제거했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은 시 주석에게 충성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지도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의 정치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 내 민족주의 부흥에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우려가 크다. 시 주석의 대외정책 목표는 무엇인가.

“시 주석의 외교정책은 중국의 취약성(vulnerability)에 따른 것이다. 기본적으로 방어적인 측면에서 출발하고 있다. 나는 언제나 수업에서 중국이 갖는 4가지 안보위협의 고리(ring)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첫째는 대내적 안보 위협이다. 티베트와 위구르의 중앙정부에 대해 높지 않은 충성심, 홍콩과 대만 문제 등. 이 요소들은 국제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한데, 외국의 관여가 있다. 둘째는 바다와 육지에 걸친 주변 24개국과의 문제인데, 남북한을 비롯해 러시아와 일본, 베트남, 인도 등이다. 이들 중 그 어느 나라도 자신이 중국과 같은 문화권에 속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한국과 러시아, 베트남, 인도 모두 중국을 싫어한다. 중국은 이들 주변국과의 영해를 포함한 국경문제가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관계를 잘 관리하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셋째는 인접국들과 연결된, 보다 큰 지역의 국가들로부터 오는 위협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라든지, 인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파키스탄·스리랑카·아프가니스탄·네팔 문제도 다뤄야 한다. 넷째 고리는 중동·아프리카·남미 등 글로벌 차원의 안보 위협이다.

▲  네이선 교수가 지난 3일 문화일보와의 파워 인터뷰에 앞서 아산정책연구원 야외정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중국은 대규모 경제국가로서 이들 지역에 자원과 시장, 대만 문제를 포함한 외교 협력 등 다방면에서 의존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안보 환경은 근본적으로 매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시 주석으로서는 중국의 안정을 위해 미국을 밖으로 밀어낼(push out)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한국 등 주변국가들에 대한 보다 큰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석유·구리 등을 얻기 위해 아프리카에 대해서도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런 중국의 안보 추구 행위가 미국, 일본, 러시아, 인도 등 다른 국가들의 현상유지(status quo)를 위협한다.”

―한국에서는 중국의 부상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더 크다.

“미국은 중국 주위에서 전진 배치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국·일본과는 동맹관계이며, 대만·베트남과도 비공식 동맹관계에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에워싸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은 이들 국가가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균형 정책을 취하기를 원하고 있다. 필리핀 같은 일부 국가는 이미 그렇게 했고, 일본도 그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중국에 위협을 느낀다고 할 수 있지만, 중국이 한국을 침략할 일은 없다. 또 중국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독려해서 한국을 압박하지 않는다는 점도 한국에는 좋은 점이다. 중국은 북핵에 반대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북한 비핵화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오랫동안 미국 정치인들도 중국이 북한을 더욱 압박했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나는 의견이 다르다. 중국 정부가 말해왔듯이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또 중국은 이미 유엔의 대북제재에 찬성했고, 상당 부분 이행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북한이 붕괴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중국 관점에서는 북한 문제의 근원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중국은 오랫동안 미·북이 협상하도록 노력해왔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6자회담이다. 중국은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매우 현실주의적이다.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그들은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가.

“나도 그렇게 생각하며, 중국 정부도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해 의견이 좀 다른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은 매우 현실주의적이다.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고 북한 정권이 붕괴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전쟁하고 싶지 않고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기를 원한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기를 원하며, 어떠한 것도 일어나지 않기를 원한다. 중국은 자신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과 북한이 대화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중국의 대외정책 지향점과 비전도 사실 명확하지 않아 혼돈스럽다.

“중국 시스템은 매우 비밀스러워서 중국의 장기적 야심에 대해 잘 알 수는 없다. 반면 미국은 각종 보고서를 발간하기 때문에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비전에 대해서는 대략 알 수 있다. 중국이 스스로 말하는 비전은 ‘모든 인류를 위한 공동체 건설’로, 모든 국가가 동등한 주권을 갖고 민주주의적 국제 시스템과 윈윈 관계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게 진정으로 뭘 의미하는지는 매우 불분명하다. 이게 어떤 것일지 밝혀지는 건 시간에 달려 있기도 하지만, 중국 자신뿐 아니라 미국이 지속해서 강대국으로 남아 있느냐에도 달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 미국은 두 개의 외교정책이 있다. 먼저 국방부·국무부·CIA·의회·언론 등 외교·안보 기득권층(Security establishment)의 외교정책이 있다. 주류 외교정책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관련 문서에 서명했다. 동맹을 유지하고,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간주하며 현행 국제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를 신봉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지만,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역이나 동맹관계를 통해 다른 국가들이 미국을 착취(exploit)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돈이다. 그래서 무역관계를 고치려는 것이며, 철저히 ‘돈’의 측면에서 동맹관계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이는 전략이 아니며, 작동하지 않는다. 단지 유권자들에게 북한 문제든, 중국·멕시코와의 무역분쟁이든, 자신이 승리했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을 때까지 승리했다고 할 것이다. 북한 문제에도 관심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받기 위해 미사일·핵 실험 같은 도발을 시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당장 미국이 북한을 위협하지 않고 있는 현재 상황이 북한에도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제재가 계속되고 있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국으로부터의 안보위협도 계속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제재 완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원할 것이다. 김 위원장의 도발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제재 완화 등을 받아내게 할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이 도발하면 게임에서 지기 싫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할까.

“트럼프 대통령은 굴욕 당하기(humiliated)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같은 보좌진도 북한이 도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굴욕을 당한다고 느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리도 원한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지 예상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사실 북핵 문제는 절대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전쟁, 더 나아가 미·중 전략경쟁은 어떻게 결론 날 것으로 보이나.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1조2000억 달러 상당의 수입 약속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문제처럼, 지지자들에게 1조2000억 달러를 벌었다면서 승리라고 선전할 수 있다. 물론 무역전쟁 이후에도 미·중 간 갈등은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중 간 힘의 균형은 유지될 것이다. 중국은 더 부유해지겠지만, 미국도 여전히 강력한 경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력 전이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내가 관찰한 결과를 이야기해 주고 싶다. 한국뿐 아니라 훨씬 경제적으로 거대한 일본도 그렇고 베트남, 심지어 훨씬 작은 캄보디아도 모두 자신들의 자율성(autonomy)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소 균형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1970년대 이후 오랫동안 이렇게 해왔다. 현재 세력균형이 변화하고 있지만, 얼마나 변할지는 알기 어렵다. 중국의 세력이 물론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의 세력이 얼마나 감소할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신뢰 및 소프트파워(연성권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아프간·이라크 문제에 여전히 발이 묶여 있다는 견해가 하나 있다. 반면 또 다른 이론에서는 ‘트럼프 현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및 일본과의 동맹이 여전히 강하고, 결국 언젠가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고 (주류세력의) 대통령이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 적정한 균형이 무엇인지에 대해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게 숙제일 것이다.”

인터뷰 = 신보영 정치부 차장 boyoung22@munhwa.com
e-mail 신보영 기자 / 정치부 / 차장 신보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시진핑은 ‘제2의 마오쩌둥’ 아냐…‘혁명적 의제’ 아닌 현실에 집…
▶ 中인권문제 전문가… ‘톈안먼 페이퍼’ 공역 유명
[ 많이 본 기사 ]
▶ 70대 부인과 의사, 여학생 16명 성폭행 혐의 체포
▶ 중요부위 물어뜯은 여친 때려 숨지게 한 30代 검거
▶ [속보]송중기-송혜교, 결혼 18개월만에 이혼조정 절차
▶ 청계천에 나타난 대물 가물치
▶ 송중기 “원만한 합의 희망”… 송혜교 “둘의 다름 극복못해..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美 USC서 검진받은 10~20대 대상 범행 한국 LA 총영사관, 한인 피해 학생 조사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의 유명 부인과 의..
mark중요부위 물어뜯은 여친 때려 숨지게 한 30代 검거
mark[속보]송중기-송혜교, 결혼 18개월만에 이혼조정 절차
송중기 “원만한 합의 희망”… 송혜교 “둘의 다름 극..
조국 입각설에…野 “총선관리 내각, 공정성 우려” ..
“美·中, 화해 못해… 동북아 황금시대 저물어”
line
special news ‘성관계 영상 촬영·유포’ 정준영·최종훈, 법정 함..
동의 없이 영상 촬영·유포한 혐의 ‘홍천·대구에서 집단 성폭행’ 혐의여성을 성폭행하고 카카오톡 단체 채..

line
“美·中패권경쟁에 애꿎은 韓 피해” “정보감시능력 ..
직장 괴롭힘 예방 의무화… 45세 이상 여성 난임치..
내년부턴 은행서 신분증 없어도 생체정보로 금융거..
photo_news
10살에 192㎏ 소년, 비만수술 후 87㎏로 감량
photo_news
‘아내의맛’, 자막서 지역 비하…제작진 “일베용..
line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음악의 잔’도 ‘팬의 둥지’도 여전히 가득… 영원한 가수이자 오..
[인터넷 유머]
mark농부와 개 mark결혼기념일
topnew_title
number 80代 의사, 환자 동의 없이 자신 정자로 인공..
남편 불륜녀 장례식장서 난동 40대 여성 벌..
경찰, ‘성매매 명단 장부’ 수사…남성 이름 2..
10년 사기누명 벗기고… 존속상해치사 아들..
전국 유료도로 통행료 800원~1만원… 운전..
hot_photo
45cm 조선시대 달항아리 31억 낙..
hot_photo
81세男 하루 두 번 홀인원, 75세..
hot_photo
청계천에 나타난 대물 가물치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