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시진핑은 ‘제2의 마오쩌둥’ 아냐…‘혁명적 의제’ 아닌 현실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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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선 교수가 본 시진핑

앤드루 네이선 미국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시대’ 중국의 미래를 불안하게 전망했지만, 시 주석이 ‘제2의 마오쩌둥(毛澤東)’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중국식 통제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보다는 낙관적이었다.

―시 주석이 제2의 마오쩌둥 국가주석이 되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시각이 있다.

“어떤 면에서는 ‘제2의 마오쩌둥’으로 볼 수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니다. 시 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과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가졌던 힘보다 더 큰 힘을 갖고 있다. 즉, 마오쩌둥 이래 가장 강력한 리더라는 측면에서 시 주석을 제2의 마오쩌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세 가지 측면에서 시 주석은 마오쩌둥과 다르다. 첫째, 마오쩌둥은 모든 정책에 개입하지 않았다. 그는 마오 사상에 대해 사고하고 글을 쓰느라 바빴다. 대약진 정책이나 문화대혁명 등 굵직한 사안에만 개입했다. 반면 시 주석은 매일 모든 것에 면밀하게 관여하고 있다. 둘째, 마오쩌둥은 ‘혁명적 혼돈(revolutionary chaos)’을 신봉한다. 대약진정책이나 문화대혁명과 같이 매우 극적인 것을 시행하고, 어떻게 될지 한번 보자는 식이었다. 반면 시 주석은 매우 ‘정돈된 사람(a person of order)’이다. 예측 불가능하고 불확실한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여러 자료와 정보·보고서 등을 기반으로 ‘이것을 이렇게 하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일을 한다. 그는 무질서를 없애고 싶어 한다. 셋째로 마오쩌둥은 인간 본성을 변화시키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인간 본성이 이타적이고, 혁명을 위해 희생하는 식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시 주석은 인간의 본성에 있어서 매우 현실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시 주석에게는 ‘혁명적 의제(revolutionary agenda)’가 없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는데, 구글과 SNS 접속이 불가능했다. 중국의 이런 통제가 앞으로도 가능할까.

“10∼15년 전에도 같은 논의가 있었다. 인터넷은 통제할 수 없다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중국 지도부는 인터넷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중국의 안면인식이라든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통제는 매우 두렵다(scary).”

―중국에 대해 생각보다 낙관적인 것 같은데, 경제가 더 발전하면 중국인들이 집단반발하지 않을까.

“대부분의 중국인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일상생활을 하고 싶어 하지, 검열을 뚫거나 어떤 정치적인 행동을 시도하고자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난 중국의 미래에 대해 스스로 비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는 낙관적인 것 같다.”

―통합과 분열을 반복해온 중국, 가까운 미래에 또다시 분열할까.

“분열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나와 동료들은 자주 중국 정권의 안정성에 대해 토론하고는 하는데, 나는 중국 정권이나 중국 경제가 가까운 미래에 붕괴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친(親)민주주의 세력이 권력을 잡는다 하더라도 그렇다. 어떤 중국 정권이 들어서도 국가 영토를 통제해야 한다는 동기가 있을 것이다. 신장(新疆)·티베트의 독립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오늘날 중국 경제는 매우 통합돼 있기 때문에 몇 개 성이 떨어져 나갈 경우 모두에게 큰 손해가 될 것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