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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07일(金)
빙하·만년설 줄어들면 아시아는 ‘가뭄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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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쏟아지는 경고

“해수면 상승해 해안도시 위협”
기존 우려에 가뭄까지 초비상

알라이 ~ 히말라야 산맥 빙하들
조금씩 녹으며 2억명에 큰도움
‘가뭄 완충’ 역할도 해왔었는데
금세기 말에는 3분의1 사라져

최근 동남아 가뭄 피해 심해져
취약계층 수입 줄고 지역 갈등
“지금부터라도 대책 수립 시급”


“빙하가 줄면, 가뭄이 걱정?” 아시아 국가에서 실제로 우려되고 있는 현상이다. 키르기스스탄의 알라이 산맥부터 히말라야 산맥에 이르는 산악 지역의 약 9만5000개 빙하가 매년 여름 조금씩 녹으면서 인근 국가 2억2100만 명에게 가뭄때마다 큰 도움을 줬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공급원인 만년설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이 지역에 가뭄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빙하가 붕괴하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세계 해안 도시의 침수를 우려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내륙지역의 가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줄어드는 만년설 = 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남극조사단(BAS·British Antarctic Survey)의 분석 결과 인도부터 카자흐스탄에 이르는 국가들은 최근 기온 상승으로 인해 빙하의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에서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전망을 국제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BAS의 해미시 프리처드 박사는 “만년설은 가뭄이 심각할 때, 가뭄에 대한 결정적 완충장치로서 작용하고 있다”며 “만약 지구가 빙하를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가뭄으로부터 보호받을 장치를 같이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라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여러 조치가 취해지더라도 2100년이면 히말라야 얼음의 최소 3분의 1이 녹을 수 있다는 경고가 담긴 바 있다.

프리처드 박사는 “만년설에서 녹는 물은 아시아 일부 주요 강의 최대 100%를 차지하고 있다”며 “당장 몇 년은 얼음이 녹아 수량이 풍부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빙하가 줄어들게 돼 21세기 말에 접어들면 가뭄이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뤄톈이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 선임 연구원은 “이미 가뭄은 이 지역의 식수, 식량, 전기 등에 대한 접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특히 인구와 식량, 에너지 수요 증가로 인해 물 수요 역시 앞으로 크게 증가하는 반면, 물 공급이 감소하고 있어 수자원 부족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리처드 박사는 중앙아시아의 아랄해역처럼 여름이 건조해 가뭄에 취약한 지역에서 그 영향이 심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강을 점유하고 있는 국가 간에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도 예측했다.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 워터에이드(WaterAid)의 조너선 파 정책분석가는 “기후 위기로 인해 물이 부족해지면서 물 공급에 대한 압박이 늘어날 수 있다”며 “깨끗한 물을 접할 수 없는 사람들은 건강과 생계를 위협받게 되고, 앞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인식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난한 국가들이 세계 기후 대책 실패의 대가를 치르게 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물 부족, 동남아는 이미 심각 =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가뭄 피해는 현재 심각한 수준이다. 기상 이변으로 강수량 자체가 적어지면서 농작물 피해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물이 부족한 상황으로까지 악화하고 있다. 유엔 등 국제단체들은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 같은 피해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기후 관련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가뭄 피해가 늘어 빈곤층이 증가하고, 불평등이 늘어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UNESCAP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동남아시아의 기후변화로 태풍과 폭풍 등 기상 이변이 속출하고, 가뭄으로 피해를 받는 지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지난 30년간 동남아시아의 심각한 가뭄으로 6600만 명이 피해를 입었고, 특히 베트남 북부와 남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등 지역은 피해가 극심했다.

가뭄 피해 지역은 2050년까지 베트남 동남부에서 캄보디아와 태국 동남부 지역으로 확대되고,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가뭄 피해 지역 비율도 62%에서 72%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71년부터 2100년 사이에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의 96%가 가뭄 피해를 겪게 될 수 있다고 예측됐다.

이러한 가뭄은 취약계층의 수입을 줄여 사회적 불평등을 유발하며, 지역 간 갈등도 유발한다. 보고서는 “아세안 지역에서 자연재해와 지역분쟁의 상관관계가 88%”라고 분석했다.

실제 1980년부터 2001년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지갈등의 80% 이상이 가뭄을 겪은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 국가들은 가뭄에 대한 준비도 부족한 상황이다. 대니 마크스 홍콩시티대 환경학과 부교수는 “동남아시아는 기술과 기금의 한계로 조기경보시스템이 취약하다”며 “정부가 가뭄을 예상해도 농촌 지역은 인터넷 보급률이 낮아 정보를 사전에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르미다 알리샤바나 UNESCAP 사무총장은 “해마다 건조해지는 상황은 막을 수 없지만, 고통은 피할 수 있다”며 “지금부터 적절하게 개입하면 가뭄의 영향을 최소화해 빈곤한 사회를 줄이면서 조화로운 사회를 육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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