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수석의 경제진단’ 분석>“경기 下方” 운 띄워놓고 現정책은 유지하겠다는 靑

하반기 경제악화 확실시 되자
추경처리用 ‘군불때기’ 분석도

한국당 “정책실패 성찰은 없어”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 낙관론을 접고 경제 하방 위험의 장기화를 인정했지만, 청와대는 기존 경제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가 최근 잇달아 어두운 경제 전망을 내놓는 것은 재정 확대와 추경 처리를 위한 군불 때기 성격이지, 정책 기조 변화를 시사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윤 수석의 발언은 기존 경제정책의 변화를 얘기한 것이 아니다”며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고충에 대해 토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 경제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추경 처리와 투자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지난 7일 “대외 여건에 따른 (경제) 하방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를 배제하기 어렵다. 대외 여건의 영향이 60∼70%”라면서 “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재정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추경의 신속한 통과가 정말 절실하다”며 “추경이 조기에 추진돼야 성장이 높아지고, 경기가 나아지고, 일자리가 1만∼2만 개 정도 창출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를 놓고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청와대가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청와대는 향후 경기와 관련,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세계 경제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투자와 수출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고, 기업과 가계의 경제 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9일 북유럽 3국 순방을 떠나기 전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통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면담에서 “정부에서 긴급하게 생각하는 추경안이 국회에서 심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 “추경이 안 돼 답답하고 국민도 좋지 않게 볼 것 같다”고 언급한 내용을 이례적으로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하반기 전반적 경제지표가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확실해지자 사전 설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더 이상 낙관론이 먹히지 않자 이제는 경제가 안 좋다는 사실은 인정하되 그 책임을 누구에게 지우자 이런 전략으로 수정했다”며 “대외여건 탓, 야당 탓, 추경 탓을 하고 소득주도 성장 실패, 포퓰리즘 정책 실패, 반기업정책 실패 등에 대해 어느 것 하나 인정하거나 반성하거나 성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