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섬 하의도서 ‘천사’ 만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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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상 미술관’기획 최바오로
7세때 伊 입양된 聖像 조각가
“순박한 사람들 보고 영감얻어”

“누구나 ‘평화의 섬’ 하의도에 와서 자신이 만나고 싶은 천사를 만나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전남 신안군의 의뢰를 받아 ‘천사상(像)미술관’을 기획하고 작품을 제작·설치한 최 바오로(66·본명 최영철·사진) 작가는 10일 하의도 현지에서 기자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오는 13일 개관하는 이 미술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의도(2.9㎢)의 10배가 넘는 하의도(34.6㎢)에는 현재 381점의 천사 형상의 조각 작품이 설치돼 있다. 작품이 모여 있는 곳은 웅곡선착장과 방조제,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 등 7개 권역이다. 천사상의 높이는 기단석을 빼고 큰 것은 3m, 작은 것은 80㎝다. 천사들의 얼굴은 동양인과 서양인의 장점을 빼닮은 ‘아메라시안(Amerasian)’ 이미지다.

서울에서 태어나 6·25 전쟁고아로 7세 때 이탈리아 저명한 화가 집안으로 입양된 최 작가는 프랑스 국립미술학교 ‘에콜 데 보자르’를 졸업한 세계적인 성상(聖像) 조각가다. 파리7대학 교수로도 활동했던 그는 ‘리틀 로댕’으로 불릴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 작가는 “국내에 정착(1991년)하기 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그의 ‘사랑과 평화’에 대한 열정에 공감한 뒤 하의도를 여러 차례 방문했다”며 “그때부터 순박한 사람들이 땅과 바다를 일구며 살아가는 하의도가 천사의 안식처라는 영감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2014년쯤 박우량 신안군수의 제안으로 ‘천사공원’ 구상을 구체화했다고 한다. 이번에 설치된 조각 작품은 최 작가와 그의 문하생, 스페인 작가 크리스티나 델라로사, 대만 작가 왕첸 등 80여 명이 1년여 걸려 제작했다. 최 작가는 앞으로 신안군과의 2∼3차 작업을 통해 하의도에 조각 작품을 600여 개 더 설치할 계획이다.

하의도=글·사진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