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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11일(火)
‘어둠이 사라진’ 세상에 대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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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환, 응시-불야성, 162×130㎝, 아크릴, 2018
빛이 물러가면 부재와 상실의 시간이 엄습해 온다. 악마, 도깨비, 귀신, 악령…. 어디서 오는 건지 그 근원도 정체도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두려움 속에 가공되곤 했다. 들짐승들은 밤에만 작동되는 능력을 발달시켜 초원을 누비며 허기를 달랬다. 그러는 동안 어떤 동물은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자기들끼리 무리를 지어야 했고 인공의 빛을 만들기 시작했다.

빛은 곧 물리적으로나 상징적으로 생명과 진리임을 굳게 믿은 계몽적 인류, 그들이 드디어 기상천외의 빛을 발명했다. 밤을 환히 밝힐 수 있게 되면서 이제 어둠이 만들어준 이야기들을 잊기 시작했다. 신화는 그렇게 사라져 가고, 상상하는 능력도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불야성. 대낮같이 훤한 밤의 도시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화가 김봉환은 밤이 없는 온전치 못한 생태계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를 화폭에 담는다. 어둠의 상실, 그것은 우리 내면의 허기를 달래줄 상상력의 상실이다. 밤은 밤이어야 한다.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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