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어설픈 진보의 기본 안 된 國政’ 질타한 盧정부 장관

문재인 정부의 ‘뿌리’ 격인 노무현 정부에서 2년간 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가 10일 공개적으로 문 정부의 국정(國政) 전반을 강한 톤으로 질타했다. 소득주도성장 같은 문 정부 ‘간판 정책’의 기조에서부터 과속 최저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같은 개별 정책, 정책 담당자들의 자질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비판을 쏟아냈다. 김 교수의 발언은 이미 수많은 전문가가 지적해온 내용이지만, 문 정부를 잘 이해하고 또 애정도 각별한 인사의 하기 힘든 고언(苦言)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김 전 장관은 바른미래당 초청 강연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어설픈 진보와 개념 없는 정치가 만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용어 자체가 성립이 안 되고 족보가 없는 것”이라며 “선거 과정에서 정책을 급조하다 보니 괴물이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1일 “소득주도성장은 세계적으로 족보 있는 이야기”라고 했지만, 김 전 장관은 “임금주도성장을 과장한 패러디” “족보를 돈 주고 사야 할 것”이라고까지 비판했다. 그는 최저임금 동결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정부가 세금으로 최저임금을 보전해주는 건 하수 중에 하수” “시장의 가격체계를 함부로 건드리면 군대를 풀어도 혼란을 못 막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본이 안 된 친구들이 국정을 담당하고 있어 화가 난다”는 말까지 했다. 노동부 장관에 대해서는 “노조만 바라보던 사람에서 청와대만 쳐다보는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하면서 노동개혁 절박성도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정책 기조 자체를 바꾸지 않고 계속 고집한다면 (경제 위기를) 막을 길이 없다”며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는 게 제일 빠를 텐데 별로 그럴 가능성이 안 보인다”고 걱정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하루하루 국정을 챙기다 보니까 변하지 않고는 안 되겠더라”는 노 전 대통령과의 대화 한 대목을 소개한 적이 있다. ‘어설픈 진보’ 정책을 ‘기본도 안 된 인사들이 담당한다’는 질타는 정곡을 찌른다. 하루라도 빨리 정책을 시정하고 유능한 인재를 기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