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하거나 기발하거나… 새로운 여행을 만들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북 군산의 근대문화유산 거리에서 관광객 대상으로 펼쳐지는 짧은 연극 ‘군산에 딴스홀을 허하라’의 공연 장면. 근대 의상을 차려입고 공연에 참여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콘텐츠 공모에 당선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1년간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다.

문체부· 관광공사 지원
지역테마관광 프로그램

- 울산 울주군 ‘복순도가’
‘나만의 막걸리 만들기’큰인기

- 경남 남해 ‘돌창고 프로젝트’
야외서 도자기 굽고 페인팅도

- 전북 군산 ‘아트브리지’
일제 식민지배 저항한 춤공연

- 전남 나주 ‘목서원’
공연·체험·숙식 한 곳서 ‘OK’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역별 대표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10개 권역을 선정해 각 권역의 관광 환경을 개선하는 ‘대한민국 테마 여행 10선’ 사업을 진행하면서, ‘콘텐츠 공모’를 통해 잇따라 지역 관광의 인기 콘텐츠를 발굴해내고 있다. 민간 사업자를 대상으로 3년째 진행해 오고 있는 이 공모에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정부로부터 1년간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여행명소로 자리 잡은, 도시재생 문화공간인 강원 속초의 ‘칠성조선소’도 이런 과정을 통해 발굴됐다. 낡고 쇠락한 조선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칠성조선소가 콘텐츠 공모 사업이 거둔 성과 가운데 하나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칠성조선소 성공의 뒤를 이을 만한 기발한 아이디어의 관광 사업은 또 어떤 게 있을까. 올해 콘텐츠 공모에서 지원 대상 사업으로 뽑힌 참신한 아이디어의 관광 프로그램을 골라 봤다.

# 함께 하는 빌리지…복순도가

울산 울주군의 ‘복순도가’ 양조장은 양조장 이름과 같은 브랜드의 고급 막걸리로 이름난 술도가다. 양조장 건물은 외양부터 볏짚, 숯, 누룩 등 발효와 관련된 한국적인 재료를 활용한 건축미가 돋보인다. 김민규 복순도가 부대표는 “복순도가는 술을 만드는 공간을 넘어서서 이 땅에서 생산되는 쌀로 이 땅의 사람들이 막걸리를 빚고 그 과정에서 대지와 사람이 ‘발효’되는 유기적 문화공간”이라고 설명한다. 이곳에서는 ‘나만의 막걸리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해 우리 술의 정취를 체험할 수 있다. 울주군에 소재한 독특한 공방 및 관광지 여행코스를 제안하는 스탬프 투어 북을 받아 스탬프를 다 찍은 후 기념품을 받아갈 수 있는 울주군의 여행자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매월 둘째 토, 일요일에는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플리마켓도 진행한다. ‘나만의 막걸리 만들기’ 프로그램 가격은 1인 1만1000원. www.boksoon.com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여행자들을 상대로 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경남 남해의 근대건축물 ‘돌창고’.

# 여행지와 예술…돌창고 프로젝트

경남 남해의 근대건축물인 돌창고를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여행자들에게 예술적 체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지역에서 젊은이들이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며 경제활동을 해보자’는 목표로 시작했다. 돌창고에서는 연중 4회 신진 작가들의 현대미술 전시가 열리며 전시장 옆에는 뮤지엄 카페를 운영한다. 전시 관람 후 휴식을 취하거나 전시와 관련된 상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뮤지엄 카페는 숙박을 하면서 돌창고 프로젝트의 모든 프로그램과 마을을 돌아볼 수 있는 ‘제비집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주말에는 수공예품과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남해 플리마켓 돌장’의 좌판이 차려지고, 한 달에 한 번 음악공연과 강연도 열린다. 돌창고 공방에서는 야외에서 도자기를 굽고 페인팅도 할 수 있는 도자기 라쿠 가마 소성 체험을 운영한다. 돌창고 프로젝트는 자연유산에 집중되어 있는 남해의 관광 인프라를 예술체험형으로 다양화하는 역할과 함께 문화예술인과 여행객을 연결하는 문화예술 플랫폼 기능을 하고 있다. 현대미술 전시 입장료 3000원, 도자기 라쿠 소성 체험료 2만 5000원, 제비집 민박 1박 5만 원, 음악공연 관람료 2만 원, 강연 프로그램 수강료 1만 원. booking.naver.com/booking/5/bizes/186220. 055-867-1965

# 근대공간에서의 춤 공연…아트브리지

일제강점기는 우리에게 일본식 건물과 가옥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 등 사회 전반에도 흔적을 남겼다. 이런 흔적들을 더러는 지우기도 했지만, 요즘은 역사교육의 현장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전북 군산이다. 군산에 가면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축물이 모여있는 도심의 근대문화유산거리 답사는 필수다. 근대거리 중에서도 고종 황제의 명에 의해 지어진 군산세관은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꼽히고, 세관의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인문학 카페 ‘정담’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꼭 들러 볼 만한 명소’로 통용된다.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는 ‘군산에 딴스홀을 허하라’라는 제목의 공연이 펼쳐진다. 일제강점기 문화말살 정책에 맞서 군산의 ‘딴스홀’에서 식민지배에 ‘춤’으로 저항하는 내용의 짧은 연극이 30분간 진행된다. 배우는 물론이고 관람객까지 다 함께 공연을 보며 ‘딴스’를 추고,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다 보면 시대의 어려움에도 웃음과 용기를 잃지 않았던 그 시절 사람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공연을 앞두고 근대 의상을 대여해주고 있어, 근대 의상을 입고 공연에 참여하거나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음료 1잔이 포함된 공연 입장권은 7000원. 02-741-3581, 010-4844-6519

# 여행자 라운지와 힐링 체험 마을

전남 나주 나주향교 인근의 한옥, 일본식, 서양식 건축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한옥건물 목서원이 숙박과 체험, 투어, 공연 등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행자 라운지로 꾸며졌다. 여행자 라운지에서는 나주의 옛길을 걷는 ‘나주고샅 투어’와 지역 청년들이 소개하는 ‘나주향토음식 별미식탁’ 등 나주의 특별한 정취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나주를 지역 청년들의 안내로 속속들이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당일 여행은 공연과 체험, 식사 등을 모두 포함해 3만5000원. blog.naver.com/mokseowon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유명한 이(e)커머스 업체 ‘꽃피는 아침 마을’이 온라인으로 진행해오던 힐링체험을 충북 충주의 3만9700여㎡(약 1만2000평) 부지의 힐링 체험마을로 옮겨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온라인 체험을 오프라인으로 옮기는 드문 경우다. 힐링체험마을은 카페, 농장, 산책길 등으로 꾸며지게 된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아 1시간 안에 방문해 자연 속에서 산책을 즐기고 자녀들과 공방체험 등을 할 수 있다. 6월 중순 오픈 예정. 공방체험 1만~2만 원. www.cconma.com

박경일 기자 par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