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샌더스 대변인… 트럼프 “전사였다” 포옹

“평생의 영광이었다” 눈물
아칸소 주지사 출마 거론

러의 경쟁자 정보 수용 시사
트럼프, 논란 일자 진화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세라 허커비 샌더스(36) 백악관 대변인의 사임 소식을 알렸다. 부친인 마이크 허커비가 주지사(1996∼2007년)를 지냈던 아칸소 주지사에 도전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아주 멋진 샌더스가 이달 말 백악관을 떠나 아칸소 주로 돌아간다”며 “출마를 결심하기를 바라고, 주지사가 된다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덕담을 보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인 2017년 7월 수석부대변인에서 두 번째 대변인으로 승진발탁된 지 2년 만이다. 대표적인 충성파로 꼽혀온 샌더스 대변인은 최일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비호하고 대언론 공격수 역할을 사양하지 않다가 기자들과 잦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녀는 비범한 재능을 지닌 아주 특별한 사람이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게 일을 해냈다. 세라, 당신이 한 일에 감사한다”고 극찬한 배경이다. 대학 졸업 후 정치 컨설턴트로 일했고 2008년과 2016년 부친의 대선 경선을 도왔다. 트럼프 캠프에는 2016년 2월 합류해 수석보좌관으로 일하며 인연을 맺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전송 후 백악관 행사 참석을 위해 샌더스 대변인과 함께 등장해 연단 옆에 서게 한 뒤 기자들에게 “그녀는 전사(warrior)다. 강하지만 훌륭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우리는 많은 일을 함께 겪어왔다. 터프하지만 좋은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샌더스 대변인은 눈물을 보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회를 밝혔다. 그녀는 “평생의 영광이었고, 진실로 가장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힘든 순간조차도 매순간을 사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샌더스 대변인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아칸소에서 충직한 지지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고 풀 기자단이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대통령 선거 경쟁자에 대한 정보를 주면 들어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놓고 논란이 불거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서 “나는 매일 ‘외국 정부’와 만나 대화를 나눈다. 영국 여왕과 찰스 왕세자, 총리, 그리고 아일랜드 총리, 프랑스 대통령, 폴란드 대통령을 방금 만났다.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러한 통화와 만남에 대해 연방수사국(FBI)에 즉각 신고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밤에 대통령이 한 말에 모두 경악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