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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14일(金)
일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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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소개되는 북한 소식을 접하다 보면, 가끔 생소한 단어가 눈길을 끈다. 최근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이곳저곳 다니면서 일꾼들의 무책임한 일 처리 태도를 질타하면서 쓴 ‘일본새’도 그러한 말 중 하나다.

북한 사전에서는 ‘일본새’를 ‘일하는 본새나 모양새’로 풀이하고 있다. ‘일하는 태도’를 뜻한다고 보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군(일꾼)들의 일본새가 틀려먹었다고 심각히 비판했다”와 같은 문장에서 그 의미가 잘 드러난다. 아울러 ‘본’을 [뽄]으로 되게 발음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일본새’는 옛 문헌은 물론이고 20세기 이후 문헌에도 나오지 않는다. 이는 ‘일본새’가 순수 북한어일 가능성을 시사한다.‘일’이 붙지 않은 ‘본새’나 ‘말’과 결합한 ‘말본새’라는 단어는 우리도 쓰고 있다.

‘본새’는 기원적으로 보면 접두사 ‘본(本)-’과 명사 ‘새’가 결합된 파생어다. 여기서 ‘본(本)-’은 [본]으로 발음해야지 [뽄]으로 발음해서는 안 된다. ‘새’는 그 어원은 알 수 없으나 ‘모양’을 뜻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면새(面-, 평평한 물건의 겉모양)’, ‘문새(門-, 문의 생김새)’ 등의 ‘새’는 물론이고, ‘먹새(음식을 먹는 태도)’ ‘마음새’ 등의 ‘새’와도 기원적으로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본새’는 ‘어떤 물건의 본디 모양새’라는 의미를 띤다. 한편 ‘본새’는 비유적으로 확대돼 ‘어떤 짓이나 버릇의 됨됨이’라는 의미를 띠기도 한다. “우산의 묘한 본새는 살이 짜르고 안으로 옥아”(동아일보 1921.3.12)의 ‘본새’는 본래의 의미로, “원래 고구려 사람의 노는 본새가 그러치오!”(동아일보 1934.8.16)의 그것은 변화된 의미로 쓰인 것이다.

일하는 ‘본새’가 ‘일본새’라면, 말하는 ‘본새’는 ‘말본새(말하는 모양새나 태도)’이다. ‘말본새’의 ‘본’도 [뽄]으로 발음해야 한다. ‘본새’는 ‘한영자전’(1897)에서, ‘말본새’는 소설 ‘임꺽정’(1939)에서 처음 확인된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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