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한미연합사 한국군 사령관, 실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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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만 前 한미연합사 인사부장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면 한미(미래)연합사령관은 한국군 대장이 맡게 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지난 3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있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22년을 목표로 전작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 미래연합사 창설-한국군사령관 임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군을 한국군이 ‘작전 통제’하는 것은 세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 국민에게 큰 자부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담과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다.

첫째, 나토(NATO) 연합사령관은 미군이 맡고 있다. 유럽에는 1949년에 창설된 나토연합군사령부가 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28개국이 전작권을 여기에 맡겨두고 있다. 나토의 연합군사령관은 초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 이래 여전히 미군 대장이 맡아오고 있다. 한때 프랑스 샤를 드골 대통령은 프랑스 사령관 요구를 거절당하자 탈퇴하기도 했지만, 다시 복귀했다. 프랑스는 ‘단독 국방’을 추진한다고 1966년에 나토연합사를 탈퇴했다가 2009년에 재가입해 ‘연합 국방’으로 전환했다. 프랑스가 1999년에 미국·영국·독일 등과 연합작전으로 코소보 전쟁을 치르면서 미국의 정보력과 연합방위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때인 2009년 나토에 복귀한 것이다. 한미연합사는 나토연합사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조직이다.

둘째, 미군을 작전 통제하기 위해서는 ‘전쟁 경험’과 첨단 무기체계가 필요하다. 미군 지휘관들은 전투에 참여했고 전쟁을 지휘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한국군은 1973년 베트남전 철수를 끝으로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금 현역 지휘관들은 전쟁 경험이 전혀 없다. 따라서 앞으로 미군을 지휘하기 위해서는 전쟁 경험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은 세계 1위 군사대국이다. 무기체계도 우리보다 몇 세대 앞서 있다. 특히, 전쟁 지휘에 필수적인 정보와 지휘통신 능력은 탁월하다. 우리 군이 미군을 지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대등한 수준의 무기체계와 운용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여기에는 막대한 국방비가 소요된다. 그러나 이를 갖추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셋째, 전시 유엔군사령부와 지휘체계가 이원화돼 전쟁에서 승리하기가 어렵다. 유엔사는 1950년 북한의 6·25 침략전쟁을 격퇴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설치된 다국적 연합군 군사기구다. 유엔사는 한미연합사령부 창설(1978.11) 이후부터는 정전협정을 관리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한미연합사로부터 군사력을 지원받아 정전협정을 관리한다. 만약 북한의 도발로 전면전이 발생하면 6·25전쟁 참전국(미국 등 16개국)은 유엔사에 파병하기로 약속하고 있다. 유엔군사령관은 미군 대장이다. 전쟁의 원칙(지휘통일의 원칙)에 따르면 조직이 이원화되면 승리할 수 없다. 베트남전은 이원화 조직(미국-호주는 연합사로 통일, 한국과 자유월남은 별도 조직)으로 인해 승리하지 못한 대표적인 경우다.

연합사령관 한국군 대장 보임은 이처럼 실익보다 위험 요소가 많다. 미국은 2005년부터 전작권전환(한미연합사 해체)의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한국은 1960∼1970년대 전쟁과 같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시달렸다. 한미연합사 창설 이후 북한의 무력 도발은 대부분 억제됐다. 한국은 국방비를 절약(GDP의 5∼6%→2.5%)해 경제 선진국(G20)으로 도약했다. 한미연합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조직이다. 띠라서 정부는 현실을 인식하고 즉각 전작권 전환을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