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민 98% 공주洑 철거 반대’ 뒤집기 재조사는 反理性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정섭 충남 공주시장이 공주보(洑) 처리 방안을 두고 반이성(反理性)을 드러내고 있다. 공주시는 지난 3∼11일 읍·면·동 사무소를 통한 ‘공주보 관련 사전의견서’ 접수에 주민 770명이 응답했다며 ‘철거 반대 97.92%, 찬성 1.95%, 유보(전문가 의견 듣고 결정) 0.13%’라고 13일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 여론조사 결과를 사실상 뒤집기 위한 재조사도 예고했다. 여론을 조작해서라도 문재인 정부의 철거 방침에 꿰맞추겠다는 식이다.

공주시가 찬·반 등을 물은 사전의견서의 자료부터 꼼수였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지난 2월 22일 ‘세종보·죽산보 철거, 공주보 부분 철거, 백제보·승촌보 상시 개방’ 방안을 제시하며 내세운 철거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담았다. 그런데도 주민 의견이 기대와 다르자 “770명이 공주 시민 10만7000명을 대표할 수 없다. 다른 방법의 여론조사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문 정부 코드’에 맞는 결과가 나올 방식을 찾겠다는 취지로 들리게 마련이다.

13일부터 시행된 물관리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출범해 보 처리 방안을 최종 결정할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주민 의견 그대로 제출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더욱이 김 시장은 지난 2월 20일 ‘공주보 철거는 농민에게 큰 재앙’이라며 국무총리, 환경부 장관, 청와대 정책실장, 민주당 대표 등에게 ‘보 기능 유지 건의문’까지 보내지 않았는가. 그러고도 12일 “공정한 방식의 (다른) 여론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하겠다”고 한 것은 주민 우롱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