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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17일(月)
‘칸’ 먹은 ‘기생충’… 한국영화 ‘新 르네상스’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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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가운데) 감독의 ‘기생충’(왼쪽 위)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데 밑거름이 된 CJ는 봉 감독과 ‘살인의 추억’(왼쪽 아래) 등 4편을 함께 만들었다. CJ는 또 해외시장 개척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한·베트남 최초 합작영화 ‘마이가 결정할게2’(오른쪽 위)는 베트남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20세여 다시 한 번’은 한·중 합작영화 최고 매출 기록을 세웠다. CJ ENM 제공

- 영화산업 발전 이끈 ‘CJ엔터테인먼트 25년’

해운대·광해·명량·국제시장 등
흥행역사 새로쓴 대작들 잇따라
투자·배급한 영화만 320편이상

멀티플렉스 열리며 접근성 확대
1인당 年관람 4.18회 세계최고

베트남·印尼 등 직접 배급 개시
韓 영화 해외시장 개척 큰 성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영화 100주년에 맞춘 쾌거다. 영화계에서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100년을 열 ‘신(新)르네상스’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0년대 대기업이 영상사업에 진입하며 한국영화시장은 급팽창했다. 또 2000년대 초 금융자본이 영화계로 유입되며 한국영화가 ‘산업’의 틀을 갖췄다. 2012년 총 관객수 1억 명을 처음 넘어선 한국영화는 2018년까지 7년 연속 1억 명 이상의 관객 수를 유지하고 있다. 외화를 포함한 전체 관객 수는 2013년 2억 명을 넘어 선 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2억 명대가 이어졌다.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2003)가 처음으로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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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2018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인구 1인당 연간 평균 영화관람 횟수는 4.18회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런 배경에는 투자·배급 시스템을 확립하고, 멀티플렉스를 도입하는 등 한국영화산업을 이끈 CJ의 노력이 깔려 있다. CJ는 1995년 미국 드림웍스 2대 주주로 참여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배급권을 확보하며 영화산업에 진출했다. 그해 ‘CJ엔터테인먼트’로 처음 출발해 1997년 본격적으로 배급사업을 시작한 후 한국영화 100년 역사의 4분의 1인 25년간 영화산업의 중심축을 담당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2009년 CJ가 투자·배급한 ‘해운대’(감독 윤제균)가 1000만 관객을 처음 넘어선 후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 2014년 ‘명량’(감독 김한민)·‘국제시장’(감독 윤제균), 2015년 ‘베테랑’(감독 류승완), 올해 초 ‘극한직업’(감독 이병헌) 등 국내 흥행 역사를 새로 쓴 대작을 연이어 내놨다. CJ가 투자·배급한 한국영화는 320편이 넘는다. 또 1997년 CJ CGV를 설립, 이듬해 11개 상영관을 갖춘 CGV강변을 개관하며 멀티플렉스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CJ는 한국영화를 세계시장에 알리는 역할도 꾸준히 해오며 해외시장 개척에도 큰 성과를 올렸다. 2011년 국내 최초로 베트남에서 직배 사업을 시작한 CJ는 2013년 인도네시아에서도 직배를 개시했고, 그해 중국 영화사와 함께 만든 ‘이별계약’이 중국에서 한·중 합작영화 중 최고 매출(1억9200만 위안·2019년 기준 5위)을 기록했다. 또 2014년 한·베트남 최초 합작 영화 ‘마이가 결정할게2’로 베트남 역대 박스오피스 1위(2019년 기준 4위)를 기록했으며 2015년에는 ‘20세여 다시 한 번’으로 한·중 합작영화 최고 매출 기록(3억6500만 위안)을 경신했다.

CJ의 현지화 전략도 통했다. 2015년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한·베트남 합작 영화 ‘내가 니 할매다’가 베트남 역대 박스오피스 1위(2019년 기준 3위)를 차지했으며 2017년에는 한·인도네시아 합작영화 ‘사탄 슬레이브’가 역대 인도네시아 공포영화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재능있는 창작자를 지원해 세계적 거장으로 성장시켜온 CJ는 2004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는 데 밑거름 역할을 했으며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과는 굵은 획을 그은 4편의 영화를 함께 만들었다. ‘살인의 추억’은 한국형 스릴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고, ‘마더’는 200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대의 정점을 찍었다. 또 ‘설국열차’로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CJ는 ‘기생충’을 포함해 총 10편의 칸영화제 진출 한국영화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투자배급사 중 최다 기록이다.

이렇듯 양적, 질적으로 성장해온 한국영화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한국영화(3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한 상업영화 40편 기준) 평균 수익률은 -17.3%로, 2012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의 흥행부진이 수익률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 영진위는 “관습적인 흥행코드를 나열한 서사로 관객에게 피로감을 줬으며 성수기를 노린 일률적 배급 전략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달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기생충’이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하자 이를 계기로 위축됐던 투자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산업이 발전하려면 전문화, 분업화, 고도화 등이 필요한데 이는 대기업 시스템의 도입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투자·배급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며 한국영화산업의 규모를 키운 CJ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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