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7.19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박현모의 세종이 펼친 ‘진짜 정치’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19일(水)
새로운 조선에 맞는 새로운 인간형 만드는 게 변화의 목표였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전통이란 눈에 보이는 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꼴을 지탱하는 정신이다. 그 정신을 건져 올려 현대 건축에 살려내는 게 참된 의미의 전통 계승이다.”

콘크리트로 에워싼 간결한 공간에 빛과 그림자로 ‘비움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한 건축기법이 혹시 일본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안도 다다오(安藤忠雄)의 대답이다. ‘일본’을 표현하려는 의도도 없었고, 오히려 자신은 일본 전통의 목조건축과는 거리가 먼 콘크리트 건물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콘크리트를 고집하는 이유는 “그것이 내 창조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멘트, 물, 자갈, 철근만 있으면 어디서든 자유로운 꼴을 빚어낼 수 있는 게 콘크리트 건물인데 그것이 자기 생각, 즉 일본에서 나고 자라면서 몸에 밴 감성과 젊은 시절 세계 여행을 하면서 생겨난 안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道)일 뿐이라고 했다.

▲  박현모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장
다음 주 월요일(6. 24) 건국대에서 열리는 세계한국학대회 세종세션에서 발표될 논문들을 읽는 내내 떠오른 사람이 건축가 안도 다다오였다. 그는 교토(京都) 등지 고건축의 어느 부분을 되살려내려는 생각 자체를 반대했다고 했다. 다만 건축 여행 중 “강하게 끌렸던” 일본의 아름다움을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 등에게 배운 안목으로 표현했을 뿐인데, 세계 사람들은 “가장 강렬하게 일본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번 학술회의 발표 논문들을 읽은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동안 우리는 ‘강하게 끌리는 부분’을 드러내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적인 안목으로 표현하는 데는 서툴렀다는 게 2000년 이후 지금까지 20년간 세종학 연구 분석 결과다. 매년 32편의 논문과 저술이 생산됐지만 대부분 훈민정음이나 한국 음악 또는 과학기술 성과에 집중됐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즉 그 많은 성과를 어떻게 이뤄냈는지에 대한 연구는 턱없이 부족하다. 신분을 초월해 인재를 등용한 세종의 정책이나 싱크탱크 집현전 활용, 그리고 창의적 회의방법인 경연(經筵)을 활성화시킨 것 등 ‘어떻게’를 드러낸 연구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적인 것’을 세계적인 안목으로 소개한 연구는 미미하다.

이 점에서 기조강연 주제인 ‘세종의 조선사람 만들기’는 독보적이다. 강연자인 함재봉 박사는 세종시대를 흔히 ‘태평성대’라고 하지만, 우리 역사에서 그 시대만큼 오랜 전통과 관습을 철저하게 파괴하면서 낯선 외래 사상과 제도를 도입하고 정착시킨 시기는 드물었다고 한다. 비록 외적의 침입이 없었고 왕조교체기의 혼란과 왕실 내부의 권력투쟁도 수그러들었지만 사회제도와 관습, 종교와 문화적인 측면에서 급진 개혁이 극에 달했던 격변의 시기였다는 것이다. 그 변화의 목표는 새로운 나라 조선에 맞는 새로운 인간형 만들기였는데, 그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준비되고 추진됐는지에 대한 그의 발표가 기대된다.

주목되는 것은 함재봉 박사의 연구 시각이다. 그에 따르면 ‘조선사람’ 내지 ‘한국사람’ 정체성 연구의 목표는 한국인의 변치 않는 본질을 밝혀내는 게 아니다. 한 개인도 다양한 사건의 영향을 받아 여러 요소로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거대한 공동체의 정체성을 한두 가지 불변의 본질에서 찾는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적인 것은 없다’고 단정 짓는 것도 문제가 있다. 분명히 있으며 늘 변화하는 ‘그것’을 여러 담론을 통해 발견해 가고, 무엇보다 우리가 더욱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더 한국적인 것’을 다듬고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는 그의 주장에 나는 공감한다. 한국적인 것을 세계적인 안목으로 표현해낼 가능성을 나는 그 논문에서 발견했다. 발표되는 강연과 논문들을 세종리더십연구소 홈페이지(www.allthatsejong.com)에 학술회의가 끝난 후 영상과 함께 올릴 계획이다.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장
[ 많이 본 기사 ]
▶ 셋째 부인 얻으려 남편 살해 ‘외식왕’, 형기 시작하자 사망
▶ “강지환, 잃을게 없어 무서울게 없다…너희가 더 무섭지”..
▶ 떠나는 검사장들 ‘윤석열 검찰’에 쓴소리 쏟아내
▶ 출연료 7억·시청률 3%…“‘오늘밤 김제동’ 폐지, 경제논리..
▶ 쿠팡·다이소 “일본 기업 이라뇨… 한국 기업입니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세 번째 부인을 얻고 싶은 욕심에 유부녀의 남편을 청부 살해해 몰락의 길을 자초한 인도 ‘외식 왕’이 무기징역 형기가 시작되자마자 숨을..
mark떠나는 검사장들 ‘윤석열 검찰’에 쓴소리 쏟아내
mark출연료 7억·시청률 3%…“‘오늘밤 김제동’ 폐지, 경제논리 따른 것..
“강지환, 잃을게 없어 무서울게 없다…너희가 더 무..
“386에 의한, 386을 위한, 386의 나라”
황교안, 이승만 추모식서 우리공화당 지지자에게 ..
line
special news ‘마약 투약’ 배우 정석원 2심서 “가정에 충실하겠..
1심서 징역형 집행유예…내달 30일 항소심 선고 호주에서 필로폰과 코카인을 투약한 혐의로 1심에서 집..

line
6월국회 ‘빈손’ 종료…정경두 해임건의안에 추경 결..
日외무상, 주일대사 말 끊고 “잠깐만요”…대놓고 ‘..
트럼프 ‘성관계 입막음돈’ 관여정황…논란 재점화?
photo_news
대낮 카페에 속옷 차림으로 음료 시켜먹고 사..
photo_news
AI 이용한 ‘연예인 얼굴 합성’ 포르노 암시장 거..
line
[북리뷰]
illust
민주화 후광 업고 기득권 차지… 세대전쟁 뇌관 ‘386’
[인터넷 유머]
mark여자가 말이 많은 이유 mark욕쟁이 초등학생
topnew_title
number 日대사관 앞 차량분신 70대 사망…“장인이 ..
국회의원 포함 이해충돌방지법 만든다
KBS, 日 불매운동 보도에 한국당 로고 노출..
日 경제 보복, 왜 ‘에칭가스’인가… 일본산 순..
건널목에 누워있던 20대 여성 택시에 치여 ..
hot_photo
배정남 부친상, 장례식장 알리지..
hot_photo
파쇄하려던 폐기물서 4천여만원..
hot_photo
‘마약 혐의’ 황하나, 징역 1년에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