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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19일(水)
‘아스달 연대기’의 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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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달 연대기’는 왜 욕을 먹는 거야?”

드라마 마니아인 지인이 물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선입견이 깔린 듯한 느낌을 받았죠. tvN ‘아스달 연대기’와 관련 기사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고 네이버TV 기준 누적 조회수는 6회 만에 900만 건에 육박합니다. 시청률 6∼7%로, 근래 방송된 tvN 드라마와 비교해도 준수한 편입니다. 일반적인 작품이 이 정도 반응을 얻었다면 “화제를 모았다”고 표현할텐데, ‘아스달 연대기’는 “논란이 됐다”에 가깝죠. 왜 그런 걸까요?

결국은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의 총 제작비는 약 540억 원, 회당 30억 원 정도로 알려졌죠. 주중 미니시리즈의 편당 제작비가 5억∼6억 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5∼6배의 제작비가 투입됐습니다. 그래서 ‘아스달 연대기’는 다른 드라마보다 5∼6배 더 재미있나요?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중이 볼 때 ‘아스달 연대기’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에 뭇매를 맞는 거죠. 게다가 ‘대장금’·‘뿌리 깊은 나무’ 등을 집필한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쓰고, ‘미생’과 ‘나의 아저씨’로 유명한 김원석 PD가 찍으며 장동건, 송중기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니 기대치 역시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스달 연대기’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판 왕좌의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기 때문일 겁니다. tvN 관계자들은 이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왕좌의 게임’과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읍소했죠. 판타지물 중에서도 최고봉으로 꼽히고 탄탄한 마니아층을 거느린 이 작품과 비교돼서 얻을 게 없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묻고 싶습니다. 얼마 전 끝난 ‘왕좌의 게임8’의 회당 제작비는 약 1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8억 원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보다 6배 정도 큰 규모죠. 그렇다면 ‘아스달 연대기’는 ‘왕좌의 게임’의 6분의 1만큼도 재미가 없을까요?

이 역시 답하기 어렵습니다. 문화 콘텐츠의 가치를 돈의 단위로 잴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매번 똑같은 사랑놀음과 치정극, 출생의 비밀으로 점철된 드라마를 보고 싶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합니다. 대다수가 “아니다”라고 답하죠. 그런 의미에서 ‘아스달 연대기’는 한국 드라마사(史)에서 값지고 의미 있는 도전을 하는 중입니다.

다행히 요란하고 번잡했던 초반이 지나가고 인물 간 관계 설정과 스토리라인이 명확해지며 “볼 만하다”는 반응이 늘고 있죠. 하지만 그동안 쌓인 반감이 적지 않기에 ‘아스달 연대기’가 갈 길은 멉니다. 그럼에도 댓글이 없는 ‘무플’보다는 시끌시끌한 ‘악플’이 낫다고 위로하고 싶습니다. 아직 가성비에 기대를 걸며 “좀 더 지켜보자”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니까요.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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