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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北어선 ‘대기 귀순’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19일(水)
드러난 ‘의도적 귀순’ 정황… 정부, 北눈치 보느라 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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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 실패” 메모 이진성 8군단장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지휘관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북한 어선 ‘대기 귀순’에 관한 모두 발언 내용을 수첩에 받아 적으면서 ‘해상 경계작전 실패’라고 썼다. 곽성호 기자 tray92@
14일 밤 삼척항 먼바다서 대기
15일 오전 5시 엔진 켜고 이동
오전 6시 50분 민간인이 신고

레이더 잡혔지만 반사파 인식
동해안 안보태세 심각한 구멍


지난 15일 강원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어선이 ‘대기 귀순’한 정황이 드러나며 국방부가 북한을 염두에 두고 일부러 ‘귀순’ 의도를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들어서고 민간인의 신고가 있을 때까지 군은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해 결국 동해안 안보 태세에 큰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북한 눈치 보느라 귀순 의도 숨겼나 = 19일 국방부 등 관계당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어선은 해상에서 기관을 끄고 날이 밝길 기다렸다가 해가 뜬 뒤에야 해안 쪽으로 이동했다. 야간에 해안으로 진입할 경우 군의 대응 사격을 우려한 행동으로, 4년 전 북한군 귀순자가 비무장지대(DMZ)에서 날이 새길 기다렸다가 귀순한 일명 ‘대기 귀순’과 흡사하다.

14일 밤 삼척항 먼바다에 이른 북한 어선은 엔진을 끄고 한참을 대기했다. 오전 5시가 넘어 일출이 시작되자 그때야 기관을 켜고 해안 쪽으로 이동했다. 오전 6시 50분쯤 삼척항 외항 방파제를 지나 부두까지 다가올 때 인근에 있던 민간인이 “북한 말투를 쓰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했다. 애초 기관 고장으로 표류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엔진은 가동되고 있었다.

북한 주민 4명 중 2명은 삼척항 부두에 배를 댄 뒤 부두에 내려 인근에 있던 주민에게 “북에서 왔으니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친척에게 연락을 시도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귀순자 2명은 합동심문 과정에서 애초 탈북을 결심한 뒤 남한으로 오기 위해 어선을 물색했다고 진술했다. 북한에서 조업을 하려면 반드시 4명 이상 승선해야 조업 허가서가 발부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귀순 의도가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국방부의 발표 등에서는 이를 명확히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북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구멍뚫린 육·해·공 =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이를 때까지 군경이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면서 군의 안보태세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북한 어선이 삼척항 방파제 인근에 정박해 있는 것을 민간인이 발견해 신고할 때까지 군경은 북한 어선의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었다. 해경이 최초 선박 발견 지점을 ‘삼척항 방파제’라고 하고 군도 동일하게 파악한 것은 군경 자체적으로 북 어선의 존재를 파악한 게 아니라 민간인의 신고에 의존해서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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