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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인구 기자의 인물 탐구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20일(木)
변함없는 인성, 높아진 음악성 …16년차 ‘열정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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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의 정석’ 유노윤호

완숙미 더한 안무·보컬 ‘강렬’
6개 수록곡 사실상 프로듀싱
첫 솔로앨범 10만장 판매 성과

허리굽힌 인사 신인때와 같아
사생활서 군대까지 모범사례
인간미에 주변사람들 ‘엄지척’

팀분열 등 위기 긍정으로 극복
무대선 여전히 10대같은 열정
“연예계 잡음속 빛나는 아이돌”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선보인 솔로 앨범 ‘트루 컬러스(True Colors)’가 18일 한터차트 기준 음반 판매량 10만 장을 돌파했다.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팔로(Follow)’를 선보인 지 1주일 만이다. 방탄소년단의 폭발적인 기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요즘 같은 음반 불황 속에 솔로 가수가 10만 장을 판매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기존 동방신기 팬들의 덕도 봤겠으나 2003년 12월 그룹 데뷔 무대를 치른 후 16년 만에 혼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8세의 소년 유노윤호를 처음 본 건 2004년 싱글 ‘허그(Hug)’로 본격적으로 활동할 때였다. 팬들은 소년처럼 풋풋하고 싱그럽지만 성인 못지않은 섹시함과 카리스마를 가진 동방신기, 그중에서도 ‘센터’ 유노윤호에게 열광했다.

유노윤호의 퍼포먼스 실력은 동방신기 5명 멤버 중에서도 가장 뛰어났다. 그는 고향 광주에서 소문난 댄서 유망주였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절도 있는 동작과 세련된 표현력은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보컬은 좀 불안했다. 시아준수나 영웅재중이 주로 보컬을 맡고,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퍼포먼스를 맡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2009년 전속계약 문제로 그룹이 분열됐을 때 주위에선 우려가 컸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2인 체제’가 지속 가능할 것인가 하는 걱정이었다. JYJ로 떠난 3명의 자리가 너무 커 보였다. 하지만 모든 우려를 씻고 2인은 기존의 5인 체제 기록을 뛰어넘었다.

그로부터 또다시 수년이 지나 30대 중반의 나이에 솔로 가수로 도전장을 낸 유노윤호는 완숙미가 돋보였다. 쇼케이스에서 보여준 노래와 안무는 그동안 얼마나 고민하고 땀을 흘렸는지 짐작하게 했다. 동작의 강약을 조절하는 댄스 테크닉, 고음에서도 흩어지지 않는 보컬은 강렬했다. 혼자서도 무대는 꽉 차 보였다.

유노윤호는 6개 곡 제작에 모두 관여했다. 작사·작곡가로 굳이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프로듀서 역할을 도맡았다. 앨범 작업에 앞서 드라마처럼 시놉시스를 만들고, 자신만의 일관된 세계관을 세웠다. 그 안에서 통일성을 유지하며 노래와 안무를 끊임없이 수정했다. 타이틀 곡은 16번이나 고쳤다. 회사에서는 난리가 났다. 안무에는 아이언맨의 로봇 같은 움직임, 악당 타노스의 핑거 스냅 같은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를 넣었다. 그는 “준비가 됐을 때 솔로를 하고 싶었다. 자작곡도 있지만 빼고 최고의 곡만 택했다. 정말 많이 노력하고 변화하는 친구구나, 이런 말을 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유노윤호에게서 진심이 느껴졌던 순간은 오히려 무대가 끝난 뒤였다. 열정적인 춤과 노래로 숨을 헐떡이며 무대 아래로 내려온 그는 취재진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수십 명의 기자와 일일이 안부를 나누고 응원을 당부했다. 공식 행사가 끝나면 서둘러 다음 일정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대개의 가수들과 달랐다.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따뜻하게 응대했다. 멀리서 봤을 때는 허세로 보였는데 ‘열정’이고 ‘관심’이었다. ‘열정 만수르’ ‘아이돌계의 유재석’ ‘미담제조기’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젊은 남자 스타들의 인성을 극명하게 엿볼 수 있는 기회는 바로 군 입대 즈음이다. 입대 시기와 복무 기간, 면제 사유 등이 석연치 않은 이들은 평소 생활도 깔끔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반면 군 문제를 투명하고 확실하게 치른 사람은 씩씩하고 당당하다. 유노윤호는 군에서도 모범적인 근무로 특급전사로 선발됐다. 얼마 전 예비군 훈련에서는 스스로 분대장을 맡아 솔선수범하고 훈련이 끝난 후에 조원들에게 ‘한우 턱’을 내 미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2006년 벌어진 ‘본드 테러’ 사건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당시 안티팬에게서 건네받은 본드 음료수를 마셨다가 응급실 신세를 졌다. 자칫하면 생명까지 위험할 뻔했다. 그러나 그는 안티팬을 용서하고 경찰에 선처를 호소했다. 웬만한 배려심으론 어림도 없는 일이다.

유노윤호는 동료 스태프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이기도 하다. 광고나 앨범 재킷 촬영 현장에서 그는 늘 주위 스태프에게 감사를 표시한다. 예의 바른 인사는 물론 항상 미소 지으며 분위기를 띄운다. 아무리 피곤해도 인상을 찌푸리는 법이 없다. 지난 16년간 별다른 구설이나 스캔들도 없었다. 동방신기는 높은 인기만큼이나 멤버마다 사건·사고가 잦았지만 유노윤호는 그렇지 않았다. 그를 한 번 겪은 사람들은 그의 인간미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그는 아프리카 가나 등에 팬과 함께 그의 이름을 딴 교육센터와 도서관을 지었고 지금도 광주 모교에 기부하고 있다.

유노윤호에게도 혹평이 쏟아지던 때가 있었다. 연기에 도전했을 때다. 2009년 첫 드라마 출연작인 MBC의 ‘맨땅에 헤딩’에 탁월한 슛 감각을 지닌 축구선수로 나왔는데 ‘발연기’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부정확한 발음에 있었다. 갑자기 대사가 많은 주연을 맡은 부담감과 준비 부족 탓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로 그가 연기하는 모습을 자주 보진 못했지만 그 경험이 좋은 약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빅뱅 승리의 ‘버닝썬’ 사태, 아이콘 비아이의 마약 혐의 등 아이돌 가수들의 잇단 사고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가운데 유노윤호의 한결같은 16년은 더욱 빛을 발한다. 아이돌의 정석은 바로 이런 것이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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