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쓰기>꿈 키워주고 하늘나라 가신 선생님 보고싶어요

청소년진흥원 이사장賞 이가연

하늘에 계신 이승현 선생님께.

하늘나라로 가신 지 어느덧 5년이 다 돼 가지만 선생님께서 저에게 주신 사랑은 아직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저는 반에서 심하게 따돌림을 당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잦은 결석과 조퇴로 부모님과 선생님의 걱정을 샀었죠.

자존심과 자괴감이 바닥까지 떨어졌고 외모비관, 성적비관 등으로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하고 말았어요. 제 꿈이었던 ‘승무원’이라는 꿈까지 포기하고 피폐하게 지냈어요.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교실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고 있었어요. 그때 교실 문을 열고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활짝 웃으시며 “왜 혼자 밥 먹으면서 울고 있어. 무슨 일 있어?”라며 말을 걸어주셨죠.

사실 그때 대답은 안 했지만 도와달라고 제발 살려달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러자 선생님께서 “아무에게도 말 안 할 테니까 말해 봐”라며 다독여주셨죠. 선생님은 그때 제 담임 선생님도, 교과담당 선생님도 아니셨는데 말이죠. 그날 저는 선생님께 모든 걸 털어놓았어요. 2시간이라는 긴 시간이었지만 제 얘기를 모두 들어주셨죠. “누구 하나 네 편을 들어주지도 않고 네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 하지만 너의 존재 자체만으로 소중해. 자신감을 가지고 너를 위해서 살아. 너를 사랑하렴” 하고 저를 꼭 안아주셨죠.

그 후 ‘승무원’이라는 꿈을 다시 시작으로 꿈과 관련해 책을 읽고 운동을 하면서 체중도 감량하고 관련 고등학교를 찾아보고 선생님과 함께 상담도 하면서 저를 개발해 나갔어요. 눈에 띄게 밝아진 저는 3학년 때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행복해졌어요. 1년 만에 저는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됐죠. 그러면서 선생님께 찾아가는 횟수도 줄었어요. 선생님이 아프셔서 학교에 나오지 않으신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어요.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어요. 감사하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이 글을 쓰기 며칠 전이 스승의 날이었어요.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선생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