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쓰기>아픈몸 이끌고 일하는 엄마 실망 안 시킬게요

MBC 사장賞 유미소

엄마! 요즘 딸 둘 키우느라 힘들지? 엄마가 안 아팠으면 좋겠어. 매일 무거운 거 들고 더운 날에 늦게까지 일하고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이 너무 아파 잠을 못 잔 적이 많아. 내 소원은 딱 한 개. 정말로 엄마가 안 아프고 건강했으면 좋겠어. 팔다리 아파서 재작년에 하지정맥 수술하고 그때 얼마나 운 지 알아.

요즘 잘 먹지도 않아서 살도 많이 빠지고. 내가 돈이 많았으면 엄마가 좋아하는 소갈비도 엄청 많이 사 줄 텐데. 나중에 돈 많이 모아서 소갈비도 사 먹고 좋은 집으로 이사 가자! 넓은 집으로 이사 가면 엄마 미소가 엄청 빛날 거 같아.

나는 다시 태어나라고 하면 엄마 곁으로 가서 태어날 거야. 하느님이 꼭 허락하실 거야. 나 매일 잠자기 전 기도하는 게 있는데 ‘항상 좋은 일만 있고 행복한 일만 있게 해주세요’라고 말이야. 그냥 하는 말이지만 나한테는 정말 큰 의미가 담긴 말들이야.

전에 엄마가 일은 꼭 해야겠고 몸은 너무 아파서 매일 울던 날 내가 이렇게 말했잖아. 지금 잠시 어둠이 우리를 가리지만 언젠가 이 어둠이 지나가 해가 떠오를 거라고. 기억나지? 미래에는 내가 이 말을 했던 걸 기억하면 눈물이 멈추지 않을 거 같아. 지금이 너무 힘든 시기이고 해를 보기 위해서는 너무 멀기만 한 것도 알아. 하지만 좋은 일만 있고 행복한 일이 조금씩 조금씩 생긴다면 언젠가는 그 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2학기 때부터 이제는 체육학원을 다녀야 하는데 내가 알바 해서라도 학원비 다 낼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대학교도 내가 이제부터 벌어서 꼭 국립대로 갈게. 성적도 떨어지지 않는 딸이 될게. 실망시키지 않고 밝은 미소를 지을게. 내가 철이 빨리 들어서 엄마가 다행이라고 했잖아. 어렸을 때는 이해가 안 됐지만 이제는 이해가 돼. 엄마가 이 말을 하면서 울었던 것도 나를 안아줬던 것도.

지금은 몸이 힘들겠지만 딱 6년 뒤에 엄마가 힘들어했던 모든 것, 그 무거운 짐 하나하나 내가 가져갈게. 진심으로 엄마가 내 엄마인 게 자랑스럽고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해. 지금 이 마음 그대로 전해졌으면 좋겠어.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