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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21일(金)
의붓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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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친족어휘에는 ‘의붓아비, 의붓어미, 의붓아들, 의붓딸’ 등과 같이 ‘의붓’을 포함하는 특수한 계열어가 있다. 대부분의 사전에서는 ‘의붓’에 대해 별다른 어원 설명을 하지 않는다. 어원이 분명한, ‘의붓’ 계열어의 원조 격인 ‘의붓아비’에도 어원 표시가 달려 있지 않아 의아할 뿐이다.

‘의붓아비’는 다름 아닌 한자어 ‘의부(義父)’와 고유어 ‘아비’ 사이에 사이시옷이 개재된 어형이다. ‘의부’는 ‘어머니가 재혼함으로써 생긴 아버지’를 가리키고, ‘아비’는 본래 ‘父(부)’를 지시하는 평칭의 지칭어였다. 이렇게 보면 ‘의부’ 뒤에 연결된 ‘아비’는 ‘의부’의 ‘父’와 의미상 중복되는 잉여적인 요소가 된다. 그런 요소까지 포함해 ‘의붓아비’를 해석하면 ‘의붓아버지의 아버지’가 돼 아주 이상해진다. ‘의부’라고만 해도 되는데 굳이 여기에 의미상 중복되는 ‘아비’를 덧붙인 이유는 ‘의부’만으로는 의미 전달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의미를 보강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나 한다. 이것은 마치 ‘산채(山菜)’에 ‘菜’와 의미가 같은 ‘나물’을 덧붙여 ‘산채나물’을 만든 이치와 같다.

‘의붓아비’는 ‘아비’가 비칭화하면서 ‘의붓아버지를 낮잡아 이르는 말’로 등급이 떨어진다. 이후 평칭의 자리는 ‘의붓아버지’가 떠맡게 된다. 이로써 비칭(의붓아비)과 평칭(의붓아버지)의 이원 구조가 형성된다. 요즘에는 평칭으로 ‘의붓아빠’도 쓰이는데, 이는 유아어라는 점에서 성인어인 ‘의붓아버지’와 차이가 있다.

‘의붓’의 ‘의부’가 ‘義父’이므로 ‘의붓어미, 의붓아들, 의붓딸, 의붓자식’ 등은 아주 이상한 구조의 단어가 된다. 이들은 ‘의붓아비’에 유추돼 생성된 비정상적 구조의 합성어다. 요즘에는 ‘의붓언니, 의붓오빠, 의붓형제’ 등도 쓰이는데, 이들의 ‘의붓’에서는 ‘혈연관계가 없는’ 정도의 접두사적 의미가 감지된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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