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보다 무서운 민노총”… 해산 청원까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법원 들어가는 김명환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장비를 파손하는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靑게시판 국민청원글 쏟아져
노동계 출신들 비판도 줄이어
주대환 “괴물이 돼버린 민노총
청년들 일자리 빼앗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 구속 영장심사
“민노총 마녀사냥, 정부도 가담”

민주노총의 폭력 시위 주도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21일 열린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에 민주노총 해산을 요구하는 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권의 마녀사냥’이라고 규정하며 “구속되더라도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오전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민주노총 해산 청원’에는 2만4000여 명, ‘민주노총 해산을 청원합니다’에는 6300여 명의 동의 의사가 모인 상태다. 청원글에는 “민주노총은 치외법권입니까?” “기관총보다 더 무서운 민주노총의 해산을 청원합니다” 등 민주노총의 과격 시위에 대한 반발 의견이 제시돼 있다. 주대환(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플랫폼자유와공화 공동의장은 “노동운동도 선진 자본주의 경체체제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며 “민주노총 등이 자기들만의 정의감에 취해 주변 및 청년세대로부터 고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민노총의 귀족노조, 그 실태와 대안’ 토론회에서 “민주노총이 이런 괴물이 되라고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노총이 법치 근간을 흔들고 청년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에 앞서 서울남부지법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명백히 정부의 정책 의지임을 확인했다”며 “문재인 정권이 자신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정책 의지를 상실하고선, (위원장인 나를) 불러내 폭행하는 방식으로 역대 정권의 전통을 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제는 극우언론, 극우정당이 벌이는 민주노총 마녀사냥에 정부가 나섰다는 사실”이라며 “구속영장 심사에 대한 탄원서를 (더불어)민주당이 거절했다는 보도는 민주노총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에는 초대 위원장이었던 권영길 위원장과 16개 지역본부 조합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 일부에서 “죽여버리자”는 등의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오전 김선일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를 진행했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구속될 경우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는 5번째 구속된 위원장이 된다. 앞서 권영길(1995년), 단병호(2001년), 이석행(2009년), 한상균(2015년) 등 4명의 위원장이 구속된 바 있다.

진보진영과 노동계에서는 김 위원장의 구속 위기에 반발하고 있다. 이조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선임간사는 “김 위원장이 구속된다면 민주노총과 정부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강경 투쟁할 수밖에 없는 책임이 정부에 있으므로 민주노총에 대한 압박이 강해진다면 대화 장벽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노동조합 간부를 구속하는 경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노동 탄압국 내지 후진국으로 비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유근·서종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