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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21일(金)
자사고 폐지는 ‘교육 사회주의’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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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상산고와 동산고의 자사고 폐지는 관련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폭거나 다름없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평가 기준으로 자사고의 교육적 기여를 공개적으로 공정하게 평가해야 할 것임에도, 전북교육청은 다른 시·도보다 일부러 기준점을 10점 높게 80점으로 만들고, 상산고가 79.61점을 받아서 일반고 전환 대상이라고 발표했다. 어느 평가에서나 합부를 결정할 때는 50∼60점 미만은 낙제이고, 그 이상은 통과다. 80점을 자격 기준으로 삼는 것은 사회적 상궤에도 한참 어긋난다.

향후 청문을 거친 후 자사고 폐지를 교육부 장관과 ‘협의’해 동의를 얻을 경우 상산고는 일반고화할 것이다. 설립자로서는 일반고로는 학교 설립 취지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여겨 그 결정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상산고를 비롯한 자사고 관련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다.

헌법 전문은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는 교육을 천명한다. 각자의 잠재력을 최고로 발휘케 하는 것은 모든 교육의 이상이다. 열심히 공부시키는 모범적인 학교를 훼파하는 것은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다.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면 될 일이지 결과조차 균등하게 하려는 것은 사회주의적 사고로 개인과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는 만행이다.

교육계에 공정과 정의를 외쳐온 대표적 교육학자인 영국의 마이클 영은 두 딸의 진학을 앞두고 “내 딸들에게 한 번밖에 없는 기회”를 주려고 자신이 오랫동안 비판해온 사립학교에 보냈다고 고백했다. 사회과학자로서는 평준화된 통합학교를 주장했지만, 학부모로서는 질 높은 사립교육을 희구했던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들도 그 자녀들에게 그러했다. 자사고를 폐지하겠다는 교육감들은 그 자녀를 특목고나 자사고에 보내고도 ‘회개’는커녕 자녀들의 희망을 따랐다고 변명한다.

세계 교육사나 우리 교육사에서도 최고의 모범 교육 사례는 대부분 사립학교에서 나왔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질 좋은 사립고를 선호한다. 영재고 과학고 대신 자사고에도 자녀를 보내지 못하면 비선호 공립고에 보내기보다 해외로 유학 보낼 것이다. 이 점에서 자사고는 국부와 인재 유출을 방지해준다. 더구나 자사고는 기숙사를 갖추고 있어 사교육비도 대폭 절감해준다. 사실상 중학생의 사교육비 부담과 엘리트 귀족교육의 정점에는 국공립고인 영재고나 과학고가 있는데 어째서 자사고에만 혐의를 덮어씌우는가?

교육감들은 교육자 본연의 입장으로 되돌아가 고교에 대한 제 할 일을 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제48조는 ‘고등학교의 교과 및 교육과정은 학생이 개인적 필요·적성 및 능력에 따라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하여져야 한다’고 규정한다. 교육감들이 관장하는 공립학교 중 진로별 교육을 제대로 하는 학교가 얼마나 있는가? 많은 경우 평준화라는 미명 아래 학생들을 한 울타리에 몰아넣고 획일적으로 교육하거나 방임하다시피 한다. 잠자는 고교 교실임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교육감과 정권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조변석개하는 사립고 정책은 사학 설립 독지가와 학교에 학생을 맡기는 학부모를 불안하게 만든다. 교육감들이 학교 간 역할 분담과 협력을 통해 진로별로 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데 힘쓴다면 일반고도 학생과 학부모의 지지와 선택을 받을 것이다. 자사고 흔들기보다 학부모와 학생의 외면을 받는 공립학교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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