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국가대표 울렁증’ 여전… 아르헨 힘겹게 8강

코파아메리카 조별리그 3차전
카타르 꺾고 1승1무1패 조2위
풀타임 뛴 메시 공격포인트 ‘0’
예선 유일한 골도 PK 득점뿐
집중견제·심리적 부담에 부진

리오넬 메시(32)는 ‘축구의 신’으로 불린다. 메시는 FC 바르셀로나에서 2004년 데뷔해 34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 최고의 축구축제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번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아르헨티나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진다. 메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5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했지만, 월드컵과 남미축구선수권대회 등 메이저대회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메시는 특히 남미축구선수권, 코파 아메리카에서 2007년과 2015년, 2016년에 결승전에 올랐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아르헨티나는 우승컵에 입을 맞추지 못했다.

올해 남미축구선수권을 앞두고 메시는 절치부심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친 뒤 9개월가량 대표팀 선발을 거부하다 지난 3월 컴백했다. 물론 남미축구선수권 우승을 위해서다. 하지만 힘에 부친다.

아르헨티나는 24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아레나 두 그레미우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아르헨티나는 1무 1패 뒤 1승을 추가, 승점 4로 간신히 8강에 올랐다. 이미 2승을 거두며 조기에 8강 진출을 확정한 콜롬비아가 조 2위였던 파라과이를 1-0으로 꺾으면서 파라과이는 2무 1패(승점 2), 3위로 밀려났다.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아르헨티나의 부진 이유는 메시에게서 찾을 수 있다. 메시는 콜롬비아와의 1차전, 파라과이와의 2차전, 그리고 이번 3차전까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1득점뿐이다. 2차전 페널티킥 득점이 유일하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687경기에 출전해 603득점(경기당 평균 0.88골)을 올렸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대표로는 133게임에서 68골(평균 0.51골)에 그친다.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중심으로 공격옵션을 채운다. 상대 팀은 메시만 막으면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기에 메시 봉쇄에 주력한다.

메시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역시 클럽에선 804경기 출장에 601득점(경기당 평균 0.75골)을 올렸지만, 포르투갈대표팀으론 158경기 88득점(경기당 평균 0.56골)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과 올해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부진하더라도, 아예 출장하지 않더라도 다른 공격루트를 활용하며 돌파구를 찾기 때문이다.

브라질도 마찬가지. 주득점원인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가 발목을 다쳐 이탈했지만, 브라질은 필리피 코치뉴(바르셀로나)와 이베르통(그레미우)이 2골씩 넣는 등 모두 6명이 득점에 가세했다.

브라질은 3게임에서 2승 1무를 거두면서 8득점을 올린 반면, 아르헨티나는 3득점에 그쳤고 3명이 골을 넣었다.

게다가 메시는 대표팀의 리더라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면 메시를 향한 환호는 비난으로 바뀐다.

물론 메시는 승부사답게 반전을 노린다. 메시는 3차전 직후 “우리는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할 것이고 (힘들었던) 이 순간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늘 이기지 못했다면 내 생일을 축하하는 것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시의 생일은 현지시간으로 3차전 다음날(6월 24일)이다. 메시는 “(8강전부터는) 또 다른 코파아메리카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