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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25일(火)
‘진격의 나경원’ 휘청…국회 정상화 한국당 의원들 ‘비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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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정상화를 위한 교섭단체 3당 합의문이 추인 받지 못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총을 끝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24
한국당 의원 다수, 패스트트랙 합의 문구 여전히 ‘불만’
나경원 원내대표 리더십 시험대…일부는 재신임도 거론
羅 “의총 부결은 더 큰 힘 갖고 합의하라고 권한 준 것”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두 달 넘게 닫혀 있는 국회의 문을 열기 위해 24일 여야 3당 교섭단체 협상에서 국회 정상화 합의를 결단했지만, 합의문에 서명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자당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다시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됐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함께 비공개 회동을 갖고 나서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비롯한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전격 발표했다.

선거제·검찰개혁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와 ‘합의 처리’ 약속, 경제청문회 또는 경제원탁회의 개최, 재해 추경과 비재해 추경의 분리 등 국회 정상화 협상의 핵심 쟁점들을 대부분 합의문에 녹였다.

원내사령탑으로서 국회정상화 협상 권한을 위임받은 원내대표 간 합의가 이뤄진 만큼 각 당 의원총회에서도 원활하게 추인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다른 당과 달리 한국당의 의원들은 합의문을 결국 ‘비토’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정상화)합의문에 대해 의원님들 추인을 조건으로 합의했다”며 “이 합의문에 대해 의원들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사 표시가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저희 당에서는 추인이 어렵다는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또 별도 입장문을 내 “당 소속 국회의원 일동은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선거법,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법안을 원천무효화 시키라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기로 결정했다”며 “다만, 시급한 국가 안보 위기 및 국민의 안전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서는 관련 상임위에서 철저하게 챙겨나가겠다”고 나 원내대표는 전했다.

복수의 의원들에 따르면 이날 의총에서 대다수 의원들이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수용하지 않은 결정적 배경에는 선거법·공수처법에 관한 패스트트랙 관련 문구 때문으로 보여진다.

헙의문 2항에 보면 ‘3당 교섭단체는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하여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앞서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한국당은 여당의 패스트트랙 철회 및 사과를 요구하면서 합의문에 패스트트랙을 ‘합의 처리한다’는 문구를 넣을 것을 주장해왔다. 반면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를 제시했던 민주당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합의 처리를 원칙으로 한다’는 조정안을 제시했고, 바른미래당은 ‘합의 처리를 우선으로 한다’는 중재안을 내놨지만 협상에 진척이 없었다.

패스트트랙 법안 원천 무효를 요구하며 두 달 가까이 장외투쟁을 이어갔던 한국당 의원들은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해석이 불분명한 문구를 담은 합의문을 들고 오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의 3선 중진의원은 “우리 의원들이 장외투쟁에 나서면서까지 반대했던 게 패스스트랙 법안인데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애매모호한 문구를 합의하게 되면 나중에 또 강행 처리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친박계든, 비박계든, 강경파든 계파를 떠나 절대 다수의 의원들이 합의문에 만족하지 않아 반대했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그간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전사(戰士)’ 이미지를 각인시켰던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없진 않다.

특정 계파에 속하지도 않고 든든한 지지 기반도 없는 잠재된 리스크 속에서 원내사령탑을 맡은 나 원내대표가 취임 반 년만에 리더십 불안이 현실화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실제로 이날 의총에서는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의견이 거론될 만큼 의원들의 불만이 상당했다고 전해진다.

다만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 부족을 지적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리더십 논란으로 사안을 키울 성질은 아니라는 게 당 내 지배적인 기류다.

한 의원은 “의총에서 원내대표 재신임을 묻자는 발언도 나왔지만 ‘소수’가 아니라 ‘극소수’에 불과했다”며 “오히려 나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더 많다. 오늘 의총에서 부결됐지만 앞으로 나 원내대표가 추가 협상을 통해서 다시 합의해올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님들은 다시 한 번 저에게 힘을 가지고 합의를 다시 해달라고 말씀하셨다”며 “결국 의총에서 부결시키는 것이 더 큰 힘을 가지고 합의할 수 있다고 의원님들이 저에게 더 큰 권한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또 “실질적으로 지금 합의문과 이인영 원내대표의 합의에 대한 말씀만으로는 민주당이 합의 정신을 갖고 날치기 패스트트랙에 대해서 합의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믿기 어렵다는 것이 의원님들 생각”이라며 “합의문을 추인해주지 않음으로써 더 큰 강력한 힘을 갖고 합의 해달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의원들도 일부 있긴 하지만 아직 당 내에서는 국회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패스트트랙에 대한 강경파 의원들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려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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