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약 新안전지대 미래 안심사회 연다>“마약초범들 재활교육 하니 삶의 의지 가져 … 재범률 7.7% 가장 낮아”

황애숙 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 사회복지사

“약물중독은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질병’입니다. 재활교육 프로그램을 마치면 약물의 위험성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지나온 인생을 반추하며 미래에 대한 의지를 갖게 됩니다.”

황애숙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 정신건강사회복지사는 26일 “마약사범들이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자 재활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공통으로 꺼내는 이야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육에 참여하기 전까진 해당 프로그램이 얼마나 큰 혜택인지 인식하지 못한다”면서 “교육을 이수하고 나면, 모두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스스로 인식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거듭났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자 재활교육과정은 2002년 처음 도입된 대표적인 마약사범 재활치료 프로그램이다. 마약 복용에 대한 피의사실은 인정하지만,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에 따라 나이·성행·지능·환경·범행 동기 등을 참작해 검사가 처벌 대신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재활교육을 의뢰해 교육이수를 조건부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다. 대체로 초범 등 가벼운 약물중독자에 한해 재활교육 기회를 제공해 재범을 방지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생활하도록 유도한다.

해당 프로그램엔 정신과 전문의, 약사, 상담심리사, 중독 회복자, 정신건강사회복지사, 검찰 수사관 등 전문인력이 총동원된다. 교육은 ‘오리엔테이션-동기부여-대처기술 습득-종결’의 총 4단계의 집단상담 중심으로 꾸려진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모두 536명이 교육을 이수한 뒤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사회로 복귀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재범률에 있다. 교육 종료 이후에도 재활상담 등 철저한 사후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해당 프로그램 이수자는 다른 처분을 받은 마약사범보다 약물중독에 대한 이해와 마약류 오·남용 근절의식이 고취된다고 한다. 실제로 대검찰청 조사 결과, 2014∼2016년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자의 재범률은 7.7%로 기타처분을 받은 마약사범(15.2%)의 절반가량으로 낮았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이 외에도 2006년 하반기부터 전국 교정시설에 다양한 재활교육을 도입해 재소자의 약물중독 치료를 돕고 있다. 애초 청주·진주·군산교도소 등 9개 교정시설을 시범기관으로 지정했으나, 2011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교정본부 차원의 관리·감독하에 집중교육을 전국 52개 교정시설로 확대 시행하면서 더욱 체계적인 재활교육이 진행 중이다. 강명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경남지부 상담실장은 “구속수감 된 마약사범들이 재활교육 종료 후 상담실장과 주고받은 서신을 보면, 교육 이수가 약물중독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