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銀 심사기준 완화말라”… 금융노조 ‘밥그릇 싸움’ 논란

오늘 ‘금융위 해체’ 결의대회
최종구 위원장 퇴진요구까지

“금융권 일자리 더 줄어들 것”
전문가 “시대 역행하는 주장”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금융혁신 일환으로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에 나선 금융위원회 해체와 최종구 금융위원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금융위가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규제)와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기준 완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게 금융노조의 주장이지만, 시대에 역행하는 ‘기득권 지키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노조는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금융위원장 퇴진 및 금융위원회 해체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공공운수노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금융노조는 결의문에서 “금융위는 재벌과 대기업 등 산업자본의 은행진출을 허용하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까지 완화하려고 하고 있다”며 금융위 해체와 금융위원장 퇴진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금융노동자는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적폐청산, 남북문제해결, 경제 불평등 해소 및 경제민주화 등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고 촉구했다.

허권 금융노조위원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4차 산업혁명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추가인가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 취지인 금융시장의 ‘메기’ 역할을 못 하고 있고, 현재 영업방식은 시중은행도 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란 게 금융위 설명이었지만, 실제 금융권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늘어나면 일자리는 더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금융노조의 이 같은 주장을 기득권 지키기 차원으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높다. 차기 한국금융학회장으로 선출된 신성환 홍익대 교수는 “비중이 미미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이렇게까지 경계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 금융권 내에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