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기업 ‘이름값’ 1조3154억원

- CEO스코어, 36개그룹 분석

계열사에 받는 상표권사용료
2017년 대비 2073억원 늘어
공정위 “사익 편취” 檢고발도

지난해 대기업의 ‘이름값’(상표권 사용료)은 모두 1조31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00억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6개 대기업 그룹의 지난해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을 분석한 결과, 총 1조3154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집단에서 지주사 등이 계열사로부터 기업 브랜드에 대한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곳은 36개 그룹 57개 기업이다. 2017년 55개 기업에서 2곳 증가했고, 수취액은 2017년 1조1080억 원 대비 2073억 원가량(18.7%) 늘었다.

상표권 사용료는 대기업 그룹 체제에서 지주회사가 계열사로부터 수익을 내는 수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표권 사용료 기준이 통일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고, 지나치게 사용료율을 높이 설정한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 명목으로 규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대림을 부당사익 편취 명목으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기업별로는 LG가 2684억 원으로 1위, 이어 SK(2345억 원), 한화(1530억 원), 롯데(1033억 원) 순이었다. 다만 LG는 2017년 대비 79억 원가량 줄었다. 1년 새 수취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롯데로 2017년 240억 원에서 지난해 1033억 원으로, 792억 원가량(329.6%) 증가했다. 2017년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의 경우 지주회사 체제가 아니어서 총 12개 사가 따로 62개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받고 있다. 수취액 총합은 105억 원으로,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물산(60억 원)이 가장 많았다.

매출액 대비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6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CJ㈜ 57.6%, ㈜한진칼 48.3%, 코오롱 45.2%, 롯데지주㈜ 39.3%, ㈜LG 35.5%, ㈜GS 18.2% 순이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