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 Science >AI스피커, 이젠 원하는 대로 다 보여준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KT는 AI 스피커에 셋톱박스와 화면을 결합한 ‘기가지니 테이블 TV’를 선보였다. 인기 요리 앱을 시청할 수 있다. KT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 네모’는 SK브로드밴드 ‘옥수수’의 다양한 어린이 콘텐츠를 제공한다. SK텔레콤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U+AI 어벤져스’. 나만의 마블 캐릭터를 소장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 통신사들 ‘디스플레이형’ 경쟁

- SKT 7인치 화면 ‘누구 네모’
어린이 놀이학습 콘텐츠 제공
15㎝내 접근땐 시력보호 차단

- KT ‘기가지니 테이블 TV’
올레tv 실시간 채널 시청 가능
IoT기기 제어에 일정관리 비서

- LG유플러스‘AI 어벤져스’
마블팬겨냥 화면에 아이언맨…
아이돌공연 ‘라이브’ 서비스도

목소리로 제어하는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스피커가 보는 기능까지 지원하는 ‘디스플레이(화면)형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3년 전 AI 스피커를 출시하며 음성 인식 경쟁에 돌입한 통신사들이 올해는 디스플레이형 스피커로 2차전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새 AI 스피커 ‘누구 네모’를 선보였다. 기존 AI 스피커 ‘누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7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KT는 지난달 기존 AI 스피커 ‘기가지니’에다 11.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기가지니 테이블 TV’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원통형 화면에 미국 마블의 3D 히어로 캐릭터가 나오는 AI 스피커 ‘U+AI 어벤져스’를 선보였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듣는’ AI 스피커를 넘어 ‘보는’ AI 스피커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AI 스피커로부터 들었다면, 이제는 정보를 직접 눈으로 보는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보는 AI 스피커’ 국내 시장 선도=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SK텔레콤 ‘누구 네모’는 화면을 통해 기본으로 제공되는 어린이용 영어·수학 놀이학습 콘텐츠(5종)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에서 서비스하는 ‘키즈 VOD(주문형 비디오)’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가 15㎝ 이내에 접근해 동영상을 보면 시력보호를 위해 동영상을 잠시 멈춘 뒤 자리를 뒤로 옮기라는 자동안내가 나온다. 음악 감상 시 노래 가사를 확인하거나 증권·환율정보, 운세, 지식백과 사전, 한영사전 등과 같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중소기업 등과 협업을 통해 AI 관련 생태계를 키워 소비자들이 5세대(G) 이동통신 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AI 서비스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T ‘기가지니 테이블 TV’는 부엌, 침실, 서재 등에서 보조 TV 겸 AI 스피커로 활용할 수 있다. KT의 인터넷TV(올레tv) 셋톱박스 기능이 있어 탑재화면을 통해 올레tv의 모든 실시간 채널을 시청할 수 있다.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어는 물론, 음악감상, 날씨확인, 일정관리 등 비서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KT는 화면이 달린 호텔용 AI 스피커인 ‘기가지니 호텔’을 선보였다. 투숙객이 화면을 보면서 음성명령을 통해 필요한 비품이나 원하는 음식을 룸서비스에 주문하거나 실내 온도조절을 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전국 8개 호텔 700여 개 객실에 상용화됐다.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높은 호텔 특성에 맞게 영어 서비스가 가능하며, 중국어와 일본어 기능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기가지니 호텔’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적용에 높은 관심을 보여 일본, 베트남, 홍콩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협력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LG유플러스 ‘U+AI 어벤져스’는 마블 팬을 겨냥한 특화된 제품이다. 대기화면에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아메리카 등 4개의 캐릭터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이 외 블랙팬서와 닥터스트레인지 등 마블 히어로 캐릭터를 최대 20개까지 추가할 수 있다. 사용자가 “캐릭터 액션 포즈를 보여줘”라고 요청하면 AI 스피커 화면에 마블 히어로가 뛰거나 점프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이돌의 공연을 보여주는 ‘U+아이돌 라이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원하는 아이돌 멤버의 공연 모습을 원통형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시청 가능한 공연영상이 5300여 편에 달한다. 최원혁 LG유플러스 AIoT상품2담당은 “U+AI 어벤져스는 몰입형 디스플레이에 걸맞은 어벤져스 히어로와 인기 아이돌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화면을 가진 AI 스피커라는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와 수요처를 계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커지는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각축 치열=외국에서는 보는 AI 스피커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세계 최초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는 2017년 아마존이 선보인 ‘에코쇼’로, 최근에는 5.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에코쇼 5’를 출시했다. 에코쇼 5는 사생활 보호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사용하지 않을 시에는 카메라와 마이크 기능을 꺼두는 물리 버튼을 장착했으며, 기기가 오디오·비디오 클라우드에 연결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표시 기능도 탑재돼 있다. 미국 인터넷기업 구글은 7인치 화면의 AI 스피커 ‘구글 홈 허브’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은 7명과 동시에 영상통화가 가능한 AI 스피커 ‘포털’을 출시했다. 업체들이 AI 스피커 제품 경쟁에 나선 이유는 급성장하는 AI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7년 25억2000만 달러(약 2조9320억 원)이던 세계 AI 스피커 시장규모는 2022년 87억1000만 달러(10조13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자율주행차, IoT 시스템 등을 작동하는 방식은 음성과 디스플레이가 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AI 스피커 기술력을 끌어 올리는 것은 결국 미래산업을 위한 투자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