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빚은 사각형 안에… 도예와 회화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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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9-07-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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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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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흥복, 삶에 대한 기하학적 명상, 2019, 세라믹, 145×90×4㎝


도예가 이흥복 개인전

40여 년째 흙을 만지고 있는 도예가 이흥복 작가가 세라믹이 평면화된 ‘대형 세라믹 회화’를 들고 20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개인전을 연다.

도예가로서 활발히 활동해온 작가는 2001년부터 최근까지 세라믹의 입체감과 기능적 성질에 회화의 평면성과 자율적 가치를 결합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와 같은 이흥복의 ‘세라믹 회화’ 작업들이 걸린다. 조선시대 백자 항아리에서 우러나오는 맑은 빛깔을 입힌 수천 개의 직사각형 도자 픽셀을 화면에 수놓은 최근작 12점을 만날 수 있다.

도예와 회화를 결합시킨 이흥복 작가의 작업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사각형이다. 이 사각형은 생명을 품는 흙으로 만들어졌다.

작가는 “우리 주변에 있는 대부분 공간이 사각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다채로운 모습들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방향이 일정하고 공간을 조직적으로 활용하는 사각형은 단조롭고도 보편적인 삶의 공간을 대표하는 형식이다. 작가는 이 형식을 작업에 도입하되, 물과 공기를 머금은 흙으로 미묘하게 각기 다른 형상을 띠는 사각형을 하나하나 빚고 가마에서 구워내어 표면에 다양한 형태의 추상적 기호들을 음각하거나 구멍을 낸다. 그리고 이들을 더욱 큰 사각형의 틀 속에서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는 방식으로 배열한다. 조밀한 규칙의 나열 속에서도 시간의 변화와 생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전통적 도자 예술을 현대미술 영역으로 끌어들인 그의 작품은 한국적 추상으로 세계적 브랜드가 된 ‘단색화’도 연상시킨다.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삶과 영혼을 기하학적 색채 추상화의 세계로 끌어냈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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