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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日 경제보복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02일(火)
반도체 핵심 ‘진주만式 공습’… 국내기업 피해, 日의 34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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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고량 2~3개월분 불과
내달부터 반도체 등 생산차질

에칭가스·레지스트 국내수입
작년한해 3억6574만달러지만
반도체 수출 1267억달러 달해

정부, 뒤늦게 ‘소재대책’분주
업계 “품질·생산능력에 큰격차
반도체 불량률 증가 불가피해”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 직후 기습적으로 진행된 일본의 ‘진주만 공습’식 수출 규제로, 한국 반도체 수출기업이 입을 피해 규모가 단순 계산만 해도 일본 기업이 입게 될 피해의 345배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규제 품목으로 반도체 소재인 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와 TV·스마트폰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국내 재고량이 길어야 2∼3개월에 불과해 빠르면 8월부터 생산 차질과 타격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당장 국산화 또는 수입대체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경제계에서는 제재 징후에 따라 2개월여 전에만 기민하게 움직였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태는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란 비판과 함께 조기 봉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일본의 시장 점유율이 90%인 레지스트는 지난해 1011t(2억9889만 달러), 올해는 332t(1억351만 달러)이 한국으로 수입됐다. 일본 점유율 70%인 에칭가스는 같은 기간 각 3만8339t(6685만 달러), 1만5485t(2843만 달러)이 국내로 들어왔다. 오는 4일부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포함한 이들 3개 품목을 일본에서 수입할 때는 계약별로 일본 경제산업성의 허가·심사를 받아야 한다. 90일가량 걸리는, 늑장 심사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사실상의 금수(禁輸)조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에칭가스와 레지스트의 수입을 통해 한국 반도체 기업은 1267억 달러를 수출했다”며 “다시 말해 이 같은 교역이 차질을 빚을 경우 우리 기업과 경제계가 받게 될 타격과 손실이 일본보다 345배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에칭가스는 수입물량이 적지만 일본이 수출을 제한할 경우 반도체 생산 공정이 멈출 정도로 핵심소재”라며 “일본이 치밀한 계산 아래 일본 기업에는 최소한의 피해를, 한국 경제계에는 치명타를 안길 품목을 골라 수출 규제 리스트에 올렸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일본이 품목을 확대해 통신기기 및 첨단소재 등까지 통제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수출 제재가 미칠 손실은 예상을 뛰어넘어 훨씬 더 커지게 된다.

정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8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를 대상으로 한 대응방안 마련 점검회의에서 수입처 다변화, 국내 생산설비 확충, 기술개발을 통한 국산화를 추진해 왔다고 강조하면서,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레지스트만 해도 일본 제품 품질이 압도적으로 우수해 당장 국산 소재로의 대체가 어렵다. 품질과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대체한다 해도 불량률이 높아져 반도체 품질 저하로 연결된다. 국내 기업의 소재·장비 단계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에칭가스의 경우 국내 기업들은 저순도 제품을 만들거나 일본산 저순도 제품을 들여와 순도를 높여 판매하는 수준이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일본의 수출 제재는 한국의 리스크를 높이고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크기 때문에 조속히 소용돌이 안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며 “제재 대상이 190여 개가 된다는 예상 보도도 있었던 만큼 외교적으로 현실을 직시해 사안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2000년대 이후 수출드라이브에 몰두하고 글로벌 분업구조에 깊이 편입되면서 일본 부품·소재에 과도하게 의존했다”며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함께 공급처 다변화, 연구·개발(R&D)에 대한 산업 정책적인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민종·이은지·이해완 기자 horizon@munhwa.com
e-mail 이민종 기자 / 산업부 / 부장 이민종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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