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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02일(火)
실패한 경제정책 바꿀 용기 절실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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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 KAIST교수 IT경영학

경제 상황이 개선될 줄 모른다. 고용노동부는 기업의 하반기 신규 채용이 지난해보다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통계청의 5월 국내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총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0.5% 줄고, 국내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8.2%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 분기 대비 0.4% 감소한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객관적 지표만 봐도 어려운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2018년 국내 대·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은 478억 달러(약 55조2000억 원)로 1980년 이후 최대다. 2017년 대비 9.1%가 늘었다. 반면, 2018년 외국인이 한국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164억 달러(도착 기준)다. 국내에서 해외로 간 투자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약 3배나 많다. 대·중소기업 할 것 없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며 나타난 현상이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란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3대 경제정책으로 내세웠다. 이미 소득주도성장은 절대다수의 국내외 경제학자들에 의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시도도 했다. 생산성 향상 없이 최저임금을 과속으로 올리고, 비정규직도 공격적으로 정규직화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은 26.1%(누적), 지난 5년간은 60.3%(누적) 상승해 각각 OECD 회원국 평균 상승률의 2배 수준이 됐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최악에 가깝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종업원 해고 비용이 OECD 회원국 중 2위라고 한다.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은 실패했고, 많은 허수와 부작용을 낳았다. 탄력근무제의 6개월 연장은 국회에서 언제 통과될지 모른다. 세금을 낮추는 해외의 동향과는 반대로, 법인세 최고 세율도 3% 인상돼 25%가 됐다. 고용 비용은 급속히 오르고, 고용시장의 유연성은 최저이며, 규제는 최고인 환경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경제·사회적 여건이 너무 벅차다.

경제가 활기를 찾으려면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그것이 기업 친화적 정책이다. 그래야 혁신도 할 수 있고, 시장을 개척해 고용도 늘리고 임금도 올리고 세금도 더 낼 수 있다. 나머지 혁신성장은 기업가와 혁신가들이 감당할 것이다. 문 정부가 시도한 많은 진보적 경제정책의 의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측면도 있겠으나, 원인과 결과에 대한 판단이 잘못됐고 정책의 부작용도 간과했다.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가 좋지 못한 정책은 실패한 것이다.

때마침 공정경제를 주업무로 했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청와대 정책실장에 취임했다. 책임자를 바꾸는 것은 새로운 시각에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과거의 결정을 새로운 시각에서 자유롭게 볼 때 문제의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강조하면서 “환경이 바뀐다면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지만,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된 정책에 대한 일관성 논리는 아집이고 퇴행적이다. 지금 꼭 필요한 것은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는 용기다.

“환경에 따라 정책의 보완과 조정을 통해 유연성을 갖는 것이 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라는 그의 말이 진심이고, 또한 그것이 실현돼 우리 경제가 활기를 되찾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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