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고난의 시기’ 계속… “하반기 두자릿수 감소 가능성 커져”

금융권, 전망치 일제히 낮춰

올 6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6% 감소해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하반기 수출 감소율 역시 두 자리 숫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폭발성이 여전한 가운데 한국은 반도체 경기 둔화에 따라 수출이 큰 타격을 받고 있고, 여기에 일본의 경제 보복이라는 악재까지 안게 돼 올 하반기는 국내 수출 기업엔 혹독한 고난의 시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지난 1일 6월 수출이 매우 저조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발표된 이후 하반기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일제히 대폭 낮추고 있다.

KB증권은 “애초 4분기에는 증가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던 수출이 연말까지도 전년 대비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반도체 사이클의 회복도 연말 혹은 2020년으로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 둔화 지속은 하반기 이후 한국의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지 않음에 따라 하반기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할 여건이 펼쳐지고, 여기에 일본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품에 대해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면서 “하반기 수출의 두 자릿수 감소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하반기 수출이 큰 폭의 부정적 기저효과에 직면해 있다”면서 “하반기 수출은 11.9% 감소를 예상하지만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올 상반기 한국 수출의 특징은 물량 및 단가가 모두 감소했다는 것”이라며 “올해 수출 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대변한다”고 우려했다.

해외의 시각도 하반기 수출 전망에 부정적 색채 일색이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바클레이즈, 시티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일제히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점을 지적하며, “하반기 한국의 수출 회복 시점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