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장 앞선 韓, VR·AR 연구는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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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실적 美·日에 뒤져
실감기술 7개월~19개월 차이
‘미래 콘텐츠의 꽃’ 뒷걸음질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콘텐츠의 꽃으로 주목받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실감(實感)기술 관련 학술연구가 다른 경쟁국과 비교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실적은 물론, 질적인 면에서 한국은 낙제점을 받았다.

정부가 5세대(G) 이동통신 시대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열었다고 자축했지만, 정작 5G 핵심산업으로 손꼽히는 실감기술 분야 연구는 ‘세계 최초’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한국의 VR 학술연구 양은 최근 6년간 491건, AR 분야에선 11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00개국 중 각각 6위, 7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VR·AR 분야에서 모두 미국이 1618건과 6776건으로 1위, 일본은 1404건과 2125건으로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실감기술이 미국보다 1년 7개월, 일본에도 7개월의 기술 격차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학술연구의 질적인 측면은 더 뒤처졌다. 한국은 45개 국가 중 VR 부문은 34위, AR 부문은 38위를 차지했다. 연구성과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FWCI(Field Weighted Citation Impact)에서 한국은 최근 6년간 VR 부문에서 0.72, AR 부문 0.66이란 초라한 성적을 받았다. FWCI는 세계 평균 대비 학술연구 피인용 비율로, FWCI가 1.23인 경우 전 세계 평균 대비 23% 논문이 더 인용됐다는 뜻이다.

특히 AR 부문의 경우 한국의 FWCI는 2016년 0.83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에는 0.5로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 분야는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이 강세를 보였다.

2022년 세계 VR·AR 시장은 1050억 달러(약 12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환 SPRi 책임연구원은 “학술연구의 양적 성장세를 중장기 시장성을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며 “한국은 VR·AR 분야 모두 질적 열위 군에 속해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