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사-나라 밖>“울음소리 시끄럽다”… 수탉 고소한 佛 마을주민들

프랑스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수탉을 소음공해 혐의로 고소해 법정에 세우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4일 BBC, CNN 등에 따르면 프랑스 서부 생피에르돌레롱에 거주하는 코린 페소 씨의 수탉 ‘모리스’는 이웃들로부터 피소돼 이날 생피에르샤렌트 로슈포르 법원의 재판 피고가 됐다. 모리스가 아침마다 울어대는 바람에 단잠을 방해받는다는 이유다. 페소 씨는 “모리스는 보통 수탉이 하는 행동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원고 측은 “모리스는 2017년부터 있었던 만큼, 그 전부터 거주해온 우리에게 우선권이 있으며, 모리스가 울지 않거나, 울 경우엔 집 안에서 울어 이웃에 소음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평소에 도시에서 생활하다 휴가철이 되면 이 지역으로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판결은 오는 9월쯤 내려질 전망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내에선 새로운 젠트리피케이션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생피에르돌레롱은 농촌이었다가 최근 도시화가 진행 중인데, 도심 쪽에서 이주해온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살아왔던 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생활양식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크리스토프 소르 생피에르돌레롱 시장은 “문제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관용이 없어진 것”이라며 “트랙터 소리, 갈매기 소리 등 이 지역에 있었던 다른 일상적인 소리야말로 이 마을의 아름다움을 만들어주는 것이고,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비록 재판에 회부됐지만, 모리스와 주인은 전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모리스를 구해달라는 온라인 청원에는 약 12만 명이 서명에 나섰다. 이날 법정 앞에선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닭과 함께 법정을 찾아와 모리스와 페소 씨를 응원했다고 CNN은 전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