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남북국회회담보다 與野대표단 訪北 우선 추진

12일 취임 1년 맞춰 제안할 듯
관계자 “광복절이나 추석 예상”

문희상 국회의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된 남북국회회담보다 여야 대표단 방북을 우선 추진하기로 하고 이를 북한 당국에 제안할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추진 배경을 설명한 데 이어 오는 12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세한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남북국회회담은 의제 선정이 까다롭고 성과도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며 “미·북 실무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져 대북 제재가 완화될 경우 광복절이나 추석 연휴쯤에 여야 대표단을 구성해 방북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여야 5당 대표 정례회동인 초월회 모임에 참석해 “국회 차원의 방북단을 구성해 남북국회회담, 한반도 비핵화, 대북 인도지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현안을 논의할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당에 가서 논의해 보겠다”고 반응했고, 문 의장도 “5당이 모두 동의한다면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당이 결단하면 여야 모든 정당 대표들이 함께 평양을 방문하고 남북국회회담을 조기에 성사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또한 대표연설에서 “북한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한민국 국민의 목소리를 전할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문 의장은 남북국회회담을 당장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여야 대표단 방북을 먼저 추진해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의회주의 발전 국제포럼’에서 북측 인사들과 접촉했지만, 북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