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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09일(火)
“동양적 신비감에 반해”… 와인의 나라, 민화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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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한국 민화 전시회. 매일 수천여 명의 현지 관람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  엄재권 한국민화협회 명예회장의 ‘토끼와 거북이’
▲  김순정 작가의 까치호랑이
▲  샤오팅팅 작가의 화접도
▲  이시연 한국민화협회 재무이사의 쌍리도
▲  이종숙 작가의 연화도
▲  박진명 한국민화협회 회장의 ‘눈맞춤’
▲  홍은영 작가의 연화도
▲  조영옥 한국민화협회 자문의 모란화병도
▲  강명희 한국민화협회 홍보이사의 ‘꽃눈 내리는 탑’
▲  정영애 한국민화협회 수석 부회장의 기명절지도
- 조지아서 열린 ‘민화 전시회’… 매일 수천명씩 북적

책거리도·미인도·화접도…
최근 작품 50여점 내걸려

관람객 대부분 차지한 20대
화사한 색상·기법 보며 감탄
현지언론 “유례없는 일” 찬사
민화협 “또하나의 문화 한류”


8000여 년 전부터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빚어 와 ‘와인 발상지’로도 유명한, ‘붉은빛’ 와인의 나라 조지아(구 그루지야 공화국)가 한국의 민화에 홀렸다.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Tbilisi) 시내의 작은 화랑인 ‘카미오 갤러리’에서 1일부터 4일까지 열린 한국민화협회(회장 박진명) 작가들의 민화 전시회에 매일 3000명에 육박하는 현지 미술애호가들이 몰려들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또 전시 소식을 올려놓은 갤러리의 페이스북 홈페이지는 한꺼번에 방문한 수천 명의 네티즌 때문에 일시적으로 접속이 중단되기도 했다.

전시는 보통 오후 6시면 끝나는데 전시 소식이 페이스북 등 SNS 및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진 3일의 경우 전시장을 가득 채운 인파들로 오후 9시가 넘은 늦은 시간까지 갤러리는 관람객을 받아야 했다. 전시장에는 책거리도, 미인도, 화접도, 기명절지도, 연화도, 모란화병도 등 민화협회 작가들의 최근작 50여 점이 내걸렸다. 관람객들은 민화의 독특한 제작 기법을 물으며 분채나 봉채 등의 물감에 호기심을 보였고, 봉황이나 토끼, 까치호랑이 등 그림 속 동물들은 무엇을 상징하는지, 또 그림값이 얼마에 책정돼 있는지 묻느라 바빴다. 판매를 위한 전시가 아니라는 설명에 안타까워하며 발길을 돌리는 컬렉터도 종종 눈에 띄었다.

현지에서 서양화 작업 중에 전시장을 찾은 한희원 화백은 “그동안 시내 여러 갤러리를 찾아가 봤지만 여기처럼 관람객들이 북적거리는 전시는 처음 봤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 현지 언론인 피르벨리(PIRVELI) TV의 산드로(Sandro) 기자는 “화랑의 그림 전시에 이렇게 많은 이가 찾은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특히 국내 화단에서의 민화 전시는 중장년층이 즐겨 찾는 반면에 이날 카미오 갤러리를 찾은 관람객은 대부분 20대로 30, 40대가 일부 섞여 있는 정도였다. 이에 대해 “방탄소년단(BTS) 등이 촉발한 한류 물결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 같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조지아국립대에 재학 중인 타무나(Tamuna) 씨의 경우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아 일본 그림도 많이 봤는데 디테일한 기법에 화사한 색상의 민화에서는 일본 그림에서 못 느낀 동양적인 신비가 넘치는 것 같다”며 “BTS 등 한국의 팝가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한 이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주변에서 더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각가이기도 한 카미오 갤러리의 다르자니아(Darjania) 대표는 “오랫동안 조지아가 구소련권에 속해 북한 작품은 많이 접했는데 한국 작품은 미술애호가들이 처음 보는 것이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엄재권 한국민화협회 명예회장과 박진명 회장, 정영애 수석부회장 등 민화협회 관계자들도 전시장의 뜨거운 열기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 회장은 “국제적으로도 높아진 민화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였다”며 “이제 민화도 문화 한류의 훌륭한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전시”라고 자평했다.

전시 마지막 날인 4일에는 시내의 조지아예술가연맹(Georgian Artist Union) 사무실에서 한국민화협회와 조지아예술가연맹 사이에 ‘문화예술 활성화 협력 협약서’ 체결식도 열렸다. 조지아예술가연맹의 구람 체르츠바제(Guram Tsertsvadze) 회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예술작품에 대한 조지아 국민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향후 트빌리시에서 전시를 하게 되면 더 큰 갤러리나 미술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트빌리시=글·사진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mail 이경택 기자 / 문화부 / 부장 이경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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