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日 참의원 선거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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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일본 의회는 양원제 시스템이다. 중의원(衆議院·House of Representatives)이 하원, 참의원(參議院·House of Councillors)이 상원 역할을 한다. 중의원은 25세 이상 일본 국민에게 피선거권이 있다. 의원 정수는 465석(지역구 289석, 비례대표 176석)이다. 소선거구제인데, 지역·비례 중복 입후보가 가능하다. 임기는 4년이지만 중의원이 해산되면 의원 자격을 상실한다. 일본 헌법은 중의원이 예산안 의결, 조약 승인, 내각총리대신 지명 등에서 참의원보다 우월적 지위를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산되지 않는 참의원에 비해 충실하게 민의를 반영할 수 있다는 이유다.

참의원은 일본제국 당시 귀족원으로 출발했으나 1947년 현행 헌법 체제가 되면서 이름을 바꿨다. 피선거권도 30세 이상의 일본 국민 모두에게 개방돼 있다. 임기는 6년으로 3년마다 선거를 실시, 절반씩 새로 선출한다. 한 선거구에서 5명씩 뽑는 대선거구와 전국 비례대표를 통해 선출되는데, 중의원과 달리 선거구·비례대표 중복 입후보는 안 된다. 의원 정수는 242석(지역 146석, 비례 96석)인데, 곧 6석을 증원할 예정이다. 참의원이 중의원에 우월권을 양보하지 않는 것 두 개가 있다. 하나는 개회식. 일본 국회 개회식은 참의원 회의장에서 열린다. 귀족원을 계승한 참의원에만 어석(御席), 즉 천황의 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개헌. 일본 헌법 개정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전체 의석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과 공명당 연립 정권은 2017년 10월 선거에서 중의원 313석을 확보, 개헌선을 넘어섰다. 오는 21일 실시되는 참의원 선거에서도 개헌이 핵심 이슈의 하나다. 예측은 엇갈린다. 자민당 등 개헌 세력이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른다. 아베 정권이 한국에 무리한 경제 보복을 감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베가 개헌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정상 국가’. 현행 평화 헌법 9조의 전쟁 및 무장 금지 조항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웃 국가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방위조약의 불평등 구조를 문제 삼는 것은 아베에게 또 다른 기회다. 참의원 선거 결과는 이래저래 한국의 안보·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