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방법·낙태 정보 버젓이 노출된 ‘페미위키’

술안주 세팅에 증거인멸까지
청소년 탈선·불법 조장 논란

페미니즘에 관한 온라인 백과사전인 ‘페미위키’에 성매매 종사·낙태 등 불법 행위에 관한 정보가 아무런 제한장치 없이 제공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현재 이 백과사전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문서는 ‘성노동’ 항목이다. 이 항목에서는 ‘예비 성노동자를 위해’란 소제목으로 성매매 여성의 예상 수입, 입어야 하는 의상, 준비물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성매매의 유형에 대해서도 산업형 성매매·네트워크형 성매매·개인 성매매 등으로 분류해 종류마다 특성과 수입 등을 체계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개설된 페미위키는 누구나 작성과 수정에 참여할 수 있는 위키 형태의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운영진 측은 “인터넷 정보가 여성 혐오적·남성 중심적이며 소수자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임신중절비용’이란 항목에선 낙태 방법과 비용에 대해서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이트가 제공하는 이 같은 정보는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실제로 성매매 업계로 여성을 유도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룸(룸살롱)에서 일을 처음 하는 경우’란 항목에선 술과 안주를 세팅하는 방법에서부터 대화와 신체 접촉 등에 이르기까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성매매 중 수사기관의 단속에 적발됐을 때 증거물을 인멸하고 거짓 진술을 하는 등의 대처 방법도 체계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청소년에 대해서도 “성노동자에 대한 낙인은 정말로 강력하고 고통스러운 것이란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고 경고하면서도 성매매에 종사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안내하고 있어, 자칫 청소년의 일탈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