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北 미사일 도발 입력하면 시장변동 등 알려주는 ‘금융판 구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 첫 금융분석 AI ‘켄쇼’

“S&P 글로벌은 켄쇼의 입장에서 보면 세계에서 금융 데이터를 가장 풍부하게 담고 있는 바다와 같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참된 가치를 창출하는 몇 가지 과제에 집중하는 게 우리 목표다.” 애덤 브라운(사진) 켄쇼 테크놀로지 CEO는 벤처에서 대기업 계열사가 되고 난 뒤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자유롭고 도전적인 벤처 정신은 그대로지만 최종 제품의 구성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인수 전에는 은행과 투자자가 주 고객이었으나 이제 법률, 컨설팅 회사 등으로 확대돼 주가변동 분석 같은 좁은 업무보다 훨씬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해 재가공한다는 것이다. 외부고객용 제품 중 하나는 차세대 검색엔진이다. S&P 글로벌 고객이 투자 정보를 찾는 S&P 검색엔진이 있는데, 수집 정보량이 늘어남에 따라 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인 작동이 필요하다. 예컨대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변동, 북한 미사일 실험에 따른 시장 위험 등 정치 외교적 변화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빅데이터를 입력해도 즉시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추출해주는 ‘금융판(版) 구글 검색창’인 셈이다.

S&P 글로벌 내부 업무 개선에도 켄쇼의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브라운 사장은 대표적인 내부용 제품으로 ‘데이터 정제’를 들었다. 시장을 분석하거나 특정 기업에 투자하고자 할 때 다양한 소스로부터 품질이 다른 대량의 데이터가 유입되는데, 이를 하나로 합치는 게 핵심 기술이다. 기존 데이터와 잘 연결되는 동시에, 합쳤을 때 전체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쓰레기를 거르고 잘 돌아가나 검증해야 한다.

◇켄쇼 = 하버드대생들이 2013년 세운 금융 AI 벤처.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 금융 전문가들이 며칠간 매달려 작성하던 거시경제 및 투자 보고서를 단 몇 분 안에 완성하는 기계학습 기반의 알고리즘을 완성해 2016년 뉴욕타임스에 대서특필됐다.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영향력 있는 기술기업’으로 지명됐고, 2018년 S&P 글로벌에 5억5000만 달러(약 5880억 원)로 팔렸다.

미국(케임브리지) =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 ‘인공지능 최전선’ 시리즈 기사의 뒷이야기와 자료집, 독자 토론방 등은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neutrino2020)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nokija111)에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