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메이저리그 10년이상 장기계약 대세…국내는 SK 최정이 6년으로 ‘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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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LB-KBO 계약 차이점

트라우트 12년·마차도 10년 등
국내는 FA제외 다년계약 금지

지난겨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27)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3년간 3억3000만 달러(약 3865억 원)에 계약했다. 역대 FA 최대 규모. 하퍼에 앞서 내야수 매니 마차도(27)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0년간 3억 달러(3514억 원)에 계약하며 처음으로 3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시장 규모에서 차이가 있지만 국내 프로야구 역시 후끈 달아올랐다. KBO리그에선 지난겨울 NC가 포수 양의지(32)와 4년간 125억 원에 계약했다. SK는 내야수 최정(32)과 6년간 106억 원, 포수 이재원(31)과 4년간 69억 원에 사인했다. 양의지는 역대 FA 계약 2위. 2017시즌을 앞두고 이대호(37)가 롯데와 계약한 4년간 150억 원이 1위다.

그런데 계약 기간을 보면 메이저리그가 훨씬 길다. KBO리그에선 최정의 6년이 역대 최장이다. FA 계약은 아니지만, LA 에인절스의 외야수 마이크 트라우트(28)가 지난 3월 12년 동안 4억3000만 달러(5037억 원)라는 초대형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트라우트는 남은 계약 기간 2년을 포함해 향후 10년을 연장하는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사상 첫 4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류현진(32·LA 다저스)의 천적으로 국내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콜로라도 로키스의 내야수 놀런 에러나도(28)는 지난 3월 8년간 2억6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는 FA는 물론 FA가 아니더라도 젊은 선수를 장기계약으로 묶어둔다. 장래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하겠다는 뜻. 반면 KBO리그에선 FA를 제외하곤 다년계약이 금지된다. 그렇다 보니 KBO리그에선 메이저리그처럼 10년, 12년, 13년짜리 계약이 원칙적으로 봉쇄된다.

게다가 메이저리그는 FA 자격 획득까지 6년이 걸린다. KBO리그는 고졸은 9년, 대졸은 8년이 지나야 한다. 9년, 8년을 1군에서 활약해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기에 대부분은 30대 초반에 FA가 된다. 그런데 30대 초반은 장기계약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KBO리그는 또 FA 자격 재취득 요건이 4년이다. 4년 계약이 많은 이유다.

메이저리그는 에이전트가 계약 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KBO리그는 에이전트의 영향력이 아직 미비하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을 쥐락펴락한다. 에이전트의 무게감이 크든 작든 메이저리그에선 에이전트 없이 이적, 연봉, 계약을 협의할 수 없고 사인할 수도 없다.

KBO리그는 사정이 다르다. KBO리그는 지난겨울 처음으로 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했지만, 전문성이 떨어져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KBO리그에 등록된 에이전트는 모두 34명이다. 그러나 국내 FA시장 분위기는 에이전트에게 불리하다. 국내는 소수의 특급 FA에게만 거액을 퍼붓는다. 대어급이 아니면 FA시장에서 ‘찬밥’ 신세이기에 에이전트가 관여할 만한 협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선수와 구단 관계자가 여전히 협상 테이블을 놓고 마주 앉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