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기회복 국면… “침체된 韓, 갈등 길어지면 불리”

일본銀 ‘지역경제보고서’ 발표
“9개 광역지역 모두 경기 개선”
韓, 고용 악화에 수출도 ‘위축’

일본이 경제 보복을 통해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한국은 ‘경제적 지형’ 측면에서도 일본과 비교해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국내 경기가 대거 확장 국면인 반면, 한국은 끝없는 하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일본이 경제적 지형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한국을 더 궁지로 몰아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은행 도쿄(東京)사무소가 보고한 ‘일본은행의 지역 경기 판단’ 자료를 보면, 일본은행은 일본의 9개 광역 지역 모두 경기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은행은 매 분기 32개 지점이 조사한 지역 금융경제 상황을 9개 광역 지역별로 취합해 ‘지역경제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최근엔 지난 8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7월 현재 전국 9개 광역 지역 중 6개 지역은 경기 확대 국면, 3개 지역은 경기 회복 국면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도인 도쿄 등 간토(關東) 지역과 제2 도시인 오사카(大阪)가 포함된 긴키(近畿) 지역은 4월에 이어 7월에도 경기가 완만하나마 확대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일본 경기는 수출·생산이 해외경제 둔화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이나, 소득에서 지출로의 순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를 향해 서서히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은 전혀 다른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고용 악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경기 둔화, 중산층 이상의 민간소비 위축 등의 현상도 뚜렷하다. 한국은 6월 수출이 13.5% 급감하고, 1분기 실질 경제성장률(GDP)은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일본은 지난달 발표된 1분기 실질 GDP 역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역시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아 수출이 감소하긴 했지만, 그 폭은 -2.4%에 그치며 충격을 최소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일 간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경기상황이 어려운 한국이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