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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11일(木)
‘1965 협정’ 文정부 입장 표명이 외교적 해결 첫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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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경제 보복을 공식화한 지 열흘 지났지만, 문재인 정부 대응은 여전히 겉돌고 있다. 문 대통령이 10일 기업인 30여 명을 청와대로 불러 개최한 간담회도 예상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은 없는 민·관 대책회의’로 끝났다. 애초부터 이런 회의는 바람직하지 않았다. 민간기업 총수와 CEO들을 ‘외교 실패’가 저지른 한·일 갈등에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일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 기업들은 이미 원료 공급에서 제조, 판매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체인’ 속에서 움직여야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어서 한국 정부는 물론 일본 정부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해해야 한다.

간담회의 내용과 모양새는 이런 우려를 더 키웠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전례 없는 비상상황에 민·관 비상 대응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속한 해결을 강조해도 부족할 터인데, 장기전에 대비하자고 한다. 실제 정부 대책도 대부분 중·장기적인 것들이다. 당장 한 달 앞도 내다보기 힘든 기업 입장에선 억장이 무너지는 얘기다. 참석 기업인들이 “장기화하기 전 해결”을 읍소한 이유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수입처 다변화, 핵심 부품 국산화, 대·중소기업 협력을 당부함으로써 기업이 앞장서서 자급자족 식으로 해결해 보라는 인상까지 주었다.

게다가 일부 행태는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 정도로 블랙코미디 수준이다. 청와대 간담회만 해도 발언 시간 ‘3분’을 정해놓고, 김상조 정책실장이 ‘1분’이라는 피켓까지 들어 보였다. 가위 유치원생 수준이다. 발언을 하지 않은 기업인들을 향해 발언을 다그친 경우도 있었다. 정작 기업들이 요청한 규제 완화 등에 대해선 제대로 된 답도 없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때에 강경화 외교장관은 아프리카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정부 당국자들이 우르르 미국과 일본을 찾기 시작했다. 대일 특사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근원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 첫걸음은 1965년 한·일 기본조약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2012년 5월과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은 기본조약이 식민지배의 불법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맞다. 그러나 적대 관계의 국가가 외교 관계를 수립할 때, 일괄처리협정(lump sum agreement)으로 국가 간 문제를 해결하고, 개인의 문제는 피해국 내부에서 해결하는 것이 국제법의 관행이다. 대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기본조약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에, 국제법적 정신에 따라 ‘1+1’ 방식이든, 거기에 ‘α’를 더하는 방식이든, 협상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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