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찬의 에어 카페>요즘 항공업계 화두는 ‘안전’… 매년 실전같은 대비 훈련

최근 일련의 사건 사고들이 이어지면서 비행기는 물론 각종 운송 수단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교육 이수 여부, 교육과정과 형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국내 한 항공사는 최근 취항지나 브랜드 이미지 광고가 아니라 안전 관련 광고를 노출시키고 있다. 소방청과의 협약하에 제작됐다는 이 광고는 안전을 부각시킴으로써 브랜드 이미지까지 향상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이 많다. 그만큼 최근 업계의 화두는 단연 안전이다. 우리 회사 또한 정기적으로 안전훈련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으며 나 또한 매년 그 훈련을 받으며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날이 더워지면 정기 안전훈련이 다가옴을 실감한다. 모든 승무원이 여름에 받는 것은 아니고 매년 한 번씩 교육훈련이 이뤄지기 때문에 보통은 본인이 입사한 시기 즈음에 일정이 잡히게 된다.

올해도 나는 7월에 훈련 일정을 통보받았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안전 훈련을 준비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된다.

간혹 언론에서 우리 회사의 안전훈련을 다루곤 하는데, 하루 만에 이뤄지는 훈련이기 때문에 굉장히 축소돼 있을 수밖에 없다. 비상 상황 발생 시 대처 요령이나 승객을 대피시키는 훈련은 모의 상황이지만 직접 해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론적인 부분까지 하루에 끝낼 수 없으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온라인 과정 이수를 통해 채우고 있다. 대충 듣고 마는 강의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는데, 강의 듣는 시간만 6시간 이상이 소요되고, 온라인 테스트를 통과해야 강의 이수가 된다. 이수하지 못한 승무원은 안전훈련 시 현장에 남아 또 다른 시험을 통과해야 이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휴직이나 기타 사유로 안전훈련을 제때 이수하지 못한 승무원은 복직 시 반드시 훈련을 받아야 비행을 할 수 있다. 비행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 안전훈련이 포함돼 있는 셈이다.

그런 일은 없으면 좋겠지만, 정말 가끔 주변 승무원들이 실제로 비상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있다. 그 상황에 있는 승객은 물론 승무원 또한 실제 상황은 대부분 처음 맞게 되는 상황이기에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승무원은 모의 상황 인식을 통한 훈련이 돼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항공기 구조와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비상시 기장과 사무장을 통한 상황 전파 또한 가장 빠르다. 따라서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 승무원들을 믿고 협조해주시길 바란다. 그 어떤 승무원이든, 비상 상황에서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말이다.

대한항공 승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