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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볼만한 공연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12일(金)
브레히트 원작 오페라…현대무용 접목 ‘새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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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오페라를 보라고 권하려면 망설여진다. 클래식 마니아가 아니라면, 대부분 길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탓이다. 국립오페라단이 11일 공연을 시작한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사진)은 그런 인식을 깨트릴 수 있는 작품이다.

지난 9일 프레스콜을 통해 3막 전막(160 분)을 지켜보며 든 생각은, 무용가가 총연출을 맡은 것은 ‘신의 한 수’ 였다는 것. 총연출과 안무를 맡은 안성수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은 자신의 영역인 현대 무용을 오페라에 접목 시킨 새롭고 독특하며, 무엇보다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음악가 쿠르드 바일과 함께 만든 원작은 1929년 처음 무대에 올랐다. 90년 만에 국내에서 초연하는 셈이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하며 서사극 이론을 정립했던 브레히트는 이 작품에서 “위스키에 빠진 신이 마하고니로 내려왔다”는 표현으로 자본주의의 부패를 비판한다.

극중 가상 도시 마하고니는 ‘그물망 도시’라는 뜻. 그물처럼 사람들을 붙잡아 쾌락을 누리게 하며 재산을 탕진하게 만드는 곳이다. 알래스카에서 돈을 번 벌목공 짐은 이 도시에서 매춘부 제니와 사랑에 빠지지만 방탕한 생활로 모든 것을 잃는다. 술값을 지불하지 못한 짐에 대한 재판에서의 대사는 황금 만능 세태를 풍자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범죄 중/ 가장 끔찍한 범죄는 돈이 없는 것.’

안 감독은 무대 위 성악가들에게 17세기 귀족 의상을 입히는 한편 그들의 옆과 뒤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들은 흰 수트로 통일했다. 배경 영상 속에서 무용수들의 춤은 검은 그림자로 나타난다. 이 색감의 대조는, 직선과 사각도형으로 이뤄진 미니멀한 무대 디자인과 함께 시각적 아름다움을 주면서 그것이 상징하는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무용수들의 춤은 역동적 즐거움과 함께 익살과 풍자의 카타르시스를 준다. 관객이 극 내용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브레히트의 소격 이론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벨기에 출신의 지휘자 다비드 레일랑은 클래식과 재즈가 혼합된 음악의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한껏 살리고자 한다. 짐과 제니 역을 맡은 두 커플 미하엘 쾨니히- 바네사 고이코엑사, 국윤종- 장유리의 매력 대결도 볼 만하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12일 오후 7시 30분, 13일과 14일 오후 4시 공연.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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