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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12일(金)
‘金 챔프’라 불리는 국내 미드아마추어 랭킹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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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권 회장이 국내 미드 아마 1위 자격으로 지난 5월 출전했던 매경오픈에서 아이언샷을 하는 모습. 현 프로덕션 제공
김양권 ㈜평화자동차 회장

30세에 입문하자마자 풀 스윙
타고난 운동신경에 ‘연습 벌레’
골프관련 서적 수백권 독파하고
10년여 매년 3개월씩 동계훈련

전국 아마대회 30회 이상 우승
베스트 10언더·홀인원 6차례나
“골프, 많이 져본 사람 많이 이겨”


아마골프 고수 세계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사람처럼 하면 된다”는 말이 있다. 한국 미드아마추어 랭킹 1위 김양권 ㈜평화자동차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람들은 김 회장 대신 ‘김 챔프’라고 부른다. 그 역시 “더 어울리는 호칭”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2019 한·중 미드 아마추어골프 국가대항전이 열린 제주 테디베어 골프장에서 김 챔프를 만났다. 60세지만 그는 여전히 국내 아마추어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는 올해 국내 아마 1위 자격으로 매경오픈과 한국오픈에 출전해 프로들과 자웅을 겨뤘다. 두 차례 모두 컷 탈락했지만, 프로대회에 출전한 것은 영광. 10년 전에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필로스오픈에 출전, 컷을 통과해 ‘아마 베스트’를 차지했다.

김 챔프가 말하는 아마 고수가 된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 어떤 운동보다 골프를 좋아하고 그 누구보다 골프를 사랑했기 때문”이란다. 그가 골프를 시작한 것은 30세 때다. 골프채를 잡으면서 처음부터 풀스윙을 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야구선수를 5년 정도 했고 복싱이나 태권도도 곧잘 했던 그는 운동신경이 좋았다. 하지만 그의 성공 비결은 남보다 많은 노력의 결과였다. 하루 종일 벙커샷만 연습할 때도 있었고, 연습장에서 하루를 꼬박 보낸 적도 많았다. 프로보다 연습량이 많았고, 겨울이면 3개월 동계훈련을 10년 넘게 가기도 했다. 그의 골프에 영향을 많이 준 게 골프 관련 서적이었다. 골프책만 수백 권 넘게 독파했다.

이렇게 골프를 친 지 10년쯤 지나 아마추어로 최고가 되겠다며 클럽챔피언전과 아마추어대회에 참가했다. 김 챔프는 전국 아마추어골프대회에서만 30승 이상을 거뒀다. 경기 화성의 리베라CC 계열 4개 골프장의 왕중왕 격인 통합챔피언을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나 지냈다. 그리고 경기 포천의 베어크리크CC와 경기 용인의 88CC 챔피언에도 올랐다. 특히 3라운드 스트로크 플레이로 치러진 88CC 챔피언전 때는 2위와 19타 차로 우승한 전력이 있다. 클럽챔피언보다 한수위라는 전국 규모 아마추어대회는 줄잡아 20번 넘게 우승했다. 김 챔프의 베스트 스코어는 몇 해 전 기록한 10언더파 62타. 경기 여주 페럼CC 챔피언 티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뽑아냈다. 전반에만 버디 8개를 뽑아내 28타였다. 5번 홀에서만 파를 기록했을 뿐 앞뒤로 4개 홀 연속 버디를 두 번 낚았다. 이때 ‘사이클 버디’도 2차례 자동으로 작성했다. 후반에는 동반자들에게 미안해 설렁설렁 치면서도 2타를 더 줄었다. 홀인원도 6차례나 작성했다.

김 챔프는 어엿한 중견기업의 회장이다. 30대 초반부터 자동차 부품 제조 판매를 하는 ㈜평화자동차를 창업해 회사를 일궈오다 8년 전부터 대표이사 자리를 처남에게 맡기고 주요 경영 사안만 관여하며 일선에서 물러났다. 한국미드아마추어연맹 출범으로 사무총장을 맡을 즈음이었다. 연맹이 지금처럼 자리 잡기까지 김 챔프의 역할이 컸다. 예전에 한 종교단체에서 ‘평화자동차’라는 법인으로 대북 사업을 추진하면서 김 챔프가 운영하는 회사까지 불똥이 튀었다. 그의 법인과 이름이 같았던 것. 당시 자동차 부품 생산 판매로 연 1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탄탄한 기업이기에 종교단체에서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회사를 인수할 의사를 밝혀왔지만, 덩치가 워낙 커 고민했다. 김 챔프는 종교단체에 나라를 위한 일이니 양보하겠다고 법인을 경기도로 이전했다. 같은 법인명이라도 담당 지방자치단체가 다르면 가능했다.

김 챔프는 “골프는 많이 져본 사람이 많이 이기는 게임”이라며 “전국 대회에서 준우승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 자신이며 그런 실패를 경험한 게 소중한 재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멘털 갑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기려고 하면 진다’는 생각을 가졌기에 가능했다. 지금도 늘 프로 앞에서는 겸손하다. 우리에겐 골프가 취미지만, 프로는 긴 시간을 투자한 직업선수이기에 존경할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챔프는 “이젠 컨디션이 좋은 날보다 안 좋은 날이 더 많다 보니 몸 관리에 신경을 더 쓰는 편”이라면서 여전히 술·담배를 멀리하는 절제된 생활과 주 2회 이상 90분씩 강도 높은 체력운동을 한다. 스트레칭으로 유연성도 키우는데, 이는 골프에 필요한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중장년층 주말골퍼를 위한 팁을 부탁하자 그는 “몸 관리가 먼저이며 연습장에 가는 것도 좋지만 몸에 맞는 장비를 잘 갖추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스윙을 바꾸기보다는 내 스윙에 맞는 장비를 선택하면 좋은 레슨을 받는 것보다 효과가 높다는 설명. 이를 위해 클럽 피팅을 통해 내 몸과 스윙에 맞는 클럽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실제 그는 지난해 샤프트·드라이버 헤드와 궁합이 잘 맞는 드라이버로 교체한 후 비거리가 10m 이상 늘어났다. 230m로 줄었던 비거리가 전성기만큼은 못하지만 240m를 넘길 때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올해 내셔널 타이틀인 미드아마선수권에서 3일 동안 5언더파를 쳐 처음 우승할 수 있었다.

“아마추어로선 누릴 것은 다 누렸다”는 김 챔프는 “나를 바라보는 눈이 많다 보니 스스로 엄격해지고 있다. 존경받는 골퍼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를 배려한다는 취지에서 샷과 퍼트를 앞둔 상대의 그림자조차 밟지 않는다는 게 그의 철칙. 그는 “내가 더 멋지게 잘 쳐서 이기는 것도 좋지만, 경기에서 멋지게 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한 아마추어대회 결승의 9홀 매치플레이에서 계속 끌려 다니다 마지막 9번 홀에서 한 홀 뒤진 상황에서도 2m에 붙인 상대에게 ‘컨시드’를 먼저 줬다. 10m짜리 버디를 넣어 연장전에 가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볼이 홀에 맞고 돌아 나오는 바람에 패했다. 그의 이날 행동을 두고 주변에서는 “그날 기량이 앞섰던 상대를 인정한 아름다운 패배였다”며 박수를 보냈다.

제주 =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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