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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12일(金)
“美 대선전까지 이란과 군사적 대립 계속… 전면전 가능성은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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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核합의’ 4주년… 양국 충돌 전문가 전망

美는 명분도 없고 ‘得보다 失’
유대·사우디 자본과 밀접 연관
중동 親이란 급진세력 더 골치

이란은 국가경제 어려운 상황
전쟁 감당해낼 여력 거의 없어
로하니 전복돼도 反美정권 우세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한반도와 함께 전 세계의 화약고로 평가되는 곳이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이란과 미국의 대결구도 때문이다. 중동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12일 현재 중동해역에는 당사국은 물론 대리전 후보로 거론되는 국가들의 크고 작은 함정이 뒤섞여 있다. 4년 전 이맘때 ‘더 이상 중동전쟁은 없다’는 사실을 알리는 성명이 무색할 만큼 미국과 이란 관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2015년 7월 14일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타결하면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몇 개월 사이에만 벌써 수차례에 걸쳐 유조선을 공격하는 미사일이 이 지역 해상을 날아다녔다. 누구의 소행인지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양측의 비난전이 가열돼왔다. 겉으로만 보면 전쟁이 곧 일어난다고 해도 믿을만한 상황이 연출되는 분위기다. 미국과 이란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JCPOA의 운명은 어떻게 되고, 이번 군사적 대립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전 세계가 숨죽이는 상황은 당분간, 아니 최소 1년여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 미국과 이란은 전쟁으로 치닫나 = 전문가들은 “큰 전쟁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는 데 별 이견이 없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장 센터장은 우선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이끄는 이란 정부는 현재 여론 악화 등으로 전쟁을 감당해낼 여력이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역시 “전쟁 위험은 높지 않다”며 “이란의 국가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전쟁을 감내할 만한 경제적 결집력 역시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내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사정은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식적이지만 영향력이 높은 주변의 자문역들로부터 “당신이 이란과 전쟁을 한다면 대통령에 재선되는 일은 물 건너간다”는 조언을 들었다. 인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전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궁극적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라크전은 사담 후세인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던 반면, 이란이 우라늄 농축 수위를 높인다는 이유로 전쟁을 수행하기에는 명분도 부족하다. 특히 미국이 이란전쟁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더 큰 위험에 처한다는 전망이 많다. 인 교수는 “이란은 선거제가 잘 지켜지고 있는 데다 국민의 교육 상태나 반미감정이 다른 중동국가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로하니 정부를 전복시킨다 하더라도 더 반미성향이 강한 정권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 대리전·국지전 가능성은 상존 = 인 교수는 미·이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미국보다는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과 이란과의 관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뿐 아니라 이들 국가는 JCPOA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란이 JCPOA를 준수해 ‘정상 국가’ 지위를 회복할 경우 중동 패권 경쟁에서 사우디에 큰 위협이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소위 이란에 우호적인 ‘시아파 벨트’에 속하는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리아 등의 세력 강화가 되는 만큼 이들과 분쟁을 계속하고 있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인 교수는 “전임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이들 국가와의 이해관계가 크지 않았던 유일한 정부였던 반면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취임 이전부터 유대 및 사우디 자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었고, 이들의 편에 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인 교수는 “미국이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하거나,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 등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인 교수는 “이 같은 미국의 ‘헌신’ 때문에 사우디가 미국으로부터 거액의 무기를 사들이는 ‘답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입장에서 이란보다 더 골치 아픈 대상은 은밀하게 대리전을 수행하는 중동지역의 친이란 급진 세력들이다.

◇ 트럼프와 로하니 노림수 =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JCPOA에 대해 “최악의 거래”라고 비난해왔고 이란은 국가 간 약속을 이유로 일방적 파기를 비난해왔다. 양측이 서로 물러설 의향이 없다는 점에서 군사적 대립은 최소한 내년 미국 대선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장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한 이란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국내 지지층 기반을 닦을 것”이라며 “전쟁까지 가지 않는 선에서의 상황 관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강공 배경에는 내년 대선 승리를 목표로 이란 문제를 유대인과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정치적 기제로 활용하는 동시에 중동 우방국에 대한 무기 판매 등 미국 군사기업들의 이해관계 보장까지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인 교수는 “어떻든 게임은 최소 연말까지 갈 것”이라며 “(내년 초 본격적인) 미 대선캠페인에 들어갈 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를 전리품처럼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파기와 관련, 인 교수는 “JCPOA를 찢은 이유는 이란의 항복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 교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전달한 12개의 재협상 조건을 이란이 모두 수용할 때까지 압력을 넣겠다는 생각인데 이란의 자존심을 볼 때 회의적”이라고 진단했다. 장 센터장은 “이란은 미국 대선 전까지 유럽에 계속 압박을 가해 조금이라도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준우·정유정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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