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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14일(日)
‘가슴 축소 수술’ 받은 할레프, 윌리엄스 꺾고 윔블던 첫 우승
‘윌리엄스 우세’ 예상 뒤엎고 56분 만에 완승 “나도 이길 줄 몰랐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승리 후 윌리엄스(오른쪽)와 포옹하는 할레프.[AP=연합뉴스]

“사실 저도 윔블던에서 우승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오른 시모나 할레프(7위·루마니아)가 경기가 끝난 뒤 한 말이다.

사실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할레프의 결승 상대인 세리나 윌리엄스(10위·미국)에 쏠려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상대 전적에서 할레프에게 9승 1패로 압도하고 있는 것은 물론 윔블던에서 이미 7번이나 우승한 경력은 이번이 첫 윔블던 결승인 할레프와 비교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게다가 윌리엄스가 이긴다면 메이저 대회 단식 24회 우승으로 마거릿 코트(은퇴·호주)와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는 상황이라 결승을 앞둔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윌리엄스 쪽을 향해 있었다.

윔블던 대회 홈페이지도 “할레프가 1회전을 이긴 뒤 기자회견에는 기자 4명만 참석했다”며 대회 초반만 하더라도 우승 후보와 거리가 멀었던 할레프의 상황을 묘사했다.

물론 할레프가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했고,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선수라는 점에서 이날 할레프가 2-0(6-2 6-2)으로 완승한 결과를 ‘대이변’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다소 어색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대회 전까지 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에서 18차례 우승한 할레프가 하드코트에서 10번, 클레이코트에서 7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잔디 코트 우승은 2013년 딱 한 번뿐이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날 결과는 분명히 예상 밖이다.

▲  시상식 후 코트를 떠나는 할레프[EPA=연합뉴스]

할레프는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루마니아에는 잔디 코트도 없다”며 “게다가 이렇게 체격이 크고 파워도 뛰어난 선수들 사이에서 내가 우승한다고는 도저히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키 168㎝인 할레프는 180㎝가 훨씬 넘는 선수들이 즐비한 최근 투어 흐름에서 체격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결승 상대 윌리엄스는 175㎝로 키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는 편은 아니었으나 할레프가 윌리엄스의 파워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서브 최고 시속이 윌리엄스가 189㎞를 찍은 데 비해 할레프는 173㎞에 불과했다.

준결승까지 서브 에이스 수는 9-45, 경기당 공격 성공 횟수 17-28 등으로 모든 기록이 윌리엄스의 우세였다.

상대 전적, 잔디 코트 경험, 체격과 파워 등에서 밀리는 할레프가 불과 56분 만에 윌리엄스를 돌려세운 비결은 무엇일까.

할레프는 우선 “내 생애 최고의 경기였다”며 자신이 준비한 대로 경기가 잘 풀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시작 전에 윌리엄스를 의식하기보다 준비한 경기에 전념하자고 다짐했다”며 “모든 공에 집중해서 공격적으로 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윌리엄스는 한 번 경기력을 찾으면 도저히 상대하기 어려운 선수기 때문에 초반부터 틈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할레프는 계획대로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경기 시작 후 18개 포인트 가운데 14포인트를 따냈고 불과 11분 만에 게임스코어 4-0으로 달아났다.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운 할레프는 단신에도 각도 깊은 앵글 샷을 여러 차례 터뜨리며 윌리엄스의 맥이 풀리게 했다.

윌리엄스는 얼마나 답답했던지 2세트 첫 게임에서 고작 15-15를 만드는 포인트를 따내고는 “컴온”이라고 크게 외치며 감정을 드러낼 정도였다.

경기 기록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실책으로 할레프는 겨우 3개였고 윌리엄스는 26개나 됐다.

작은 체구에도 탄탄한 수비력으로 ‘묘기 샷’을 자주 연출하는 할레프는 특유의 밝은 표정과 성격으로 팬들의 사랑도 듬뿍 받는 선수다.

최근 2년 연속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인기상’을 석권했으며 WT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가 주요 대회마다 시행하는 ‘가장 멋진 의상을 선보인 선수’ 설문 조사에서 늘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선수가 바로 할레프다.

이날 우승 후 인터뷰에서도 “10살 때 엄마가 ‘테니스에서 성공하려고 한다면 꼭 윔블던 결승에는 올라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하거나 “이번 우승으로 제 소원이던 올잉글랜드클럽 회원이 됐다”고 기뻐하는 등 구김살 없는 재치 있는 답변으로 박수를 받았다.

2017년 그가 처음 세계 1위가 됐을 때나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을 때마다 빠지지 않은 ‘가슴 축소 수술’ 이야기는 이번에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2008년 프랑스오픈 주니어 단식에서 우승한 할레프는 이후 세계 랭킹 300위권에 머물다가 2009년 가슴 축소 수술을 받고 투어 정상급 선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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