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對韓 응징·보복 이해하지만 日기업도 피해”

- 일본내 반응

아사히 “韓 무책임이 사태초래
日정부 대응은 극약처방” 비판
日人 56% “규제강화조치 타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추진 중인 반도체원자재수출규제 강화조치가 한국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이며, 이로 인한 일본 기업들의 피해가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한파 경영자로 유명한 다카스키 노부야(高杉暢也) 전 한국후지제록스 회장은 15일 일본 아시아경제뉴스(NN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의 파장으로 △자유무역을 주장해온 일본의 대외 신인도가 흔들리고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타격이 갈 것이며 △일본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한국 기업의 국산화와 재료 조달처 다양화를 촉진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다카스키 전 회장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한국 해군의 레이더 조사 등에 대한 ‘응징 시책’이라면 이해할 수 있으나 경제인으로서 세계 경제와 한·일 경제 협력과 발전 등 글로벌 관점에서 볼 경우 반도체 재료의 수출규제가 전략으로서 효과적인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하코다 데쓰야(箱田哲也) 아사히(朝日)신문 논설위원도 사설을 통해 “이 사태는 한국 정부의 무책임함이 초래했지만,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은 극약처방”이라며 “조치가 국제법규 위반이냐 아니냐를 떠나 일본의 국제 신뢰도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코다 논설위원은 “계속 밀어붙이면 한국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있지만, 실제 한국은 반일 여론으로 단결하고 있고, 정부 정책도 이를 따라가려 하고 있다”며 “지금 일본은 문제 해결보다 한국을 괴롭히는 게 그 목적인 것 같다”고 일본 정책을 비판했다.

전문가들과 달리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대중은 이번 보복조치에 대해 긍정적인 편이어서, 아베 정부의 보복조치 드라이브는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아사히신문의 설문조사 결과 반도체원자재수출규제 강화조치에 대해 응답자의 56%가 ‘타당하다’고 답해 ‘부당하다’(21%)의 두 배를 넘겼다. 아베 정권 지지층은 무려 74%가 ‘타당하다’고 대답했으며, 비지지자 중에서도 43%가 긍정적이었다. 같은 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유권자 2만682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49%로, 지난 6월 28∼30일 56%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그럼에도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124석 중 63∼83석을 얻을 전망이어서, 두 당의 총 의석수는 최대 153석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성향이 비슷한 일본유신회(총 12석 가능)까지 포함하면 3분의 2 의석을 확보해 아베 정부의 ‘숙원사업’인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을 할 수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