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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17일(水)
“장병 손님 눈 씻고봐도 없어… 이러다 지역경제 풍비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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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강원 화천군 중심 상권인 화천읍 중앙로 일대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채 상점 간판만 빛나고 있다. 화천군번영회 제공

- 국방개혁 여파… 軍부대 해체 앞둔 강원 접경지역 경제 비상

철원·화천·양구·인제·삼척 등
장병 외박지 확대에 벌써 썰렁
소상공인 “주말에도 개점휴업”

2022년 부대 해체·이전되면
화천·양구 인구 2만명 무너져
道 “DMZ 관광 활성화로 돌파”


“접경지역 경기가 쇠퇴 수준을 넘어 이제는 풍비박산이 나서 죽었다고 보는 게 적당한 표현 같아요. 주말과 휴일에 군(軍) 장병 손님은 고사하고 거리를 다니는 사람 자체를 보기 어려운데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임영준 강원 화천군 번영회장은 17일 “올해부터 시작된 군 장병 외박 위수지역 확대로 주말 외박을 나온 군인들이 화천군을 떠나 춘천과 서울 등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회장은 “아직 예정된 부대 해체와 이전은 시작도 안 했는데 상황이 이렇다”며 “이제 부대마저 사라지면 상인들은 모두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랫동안 군인들이 지역 경제를 지탱해오던 강원도 접경지역이 술렁거리고 있다. 위수지역 확대로 외박을 나온 군인들이 놀이문화와 서비스 시설이 우수한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접경지역 경기가 고사 상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방부의 국방개혁 2.0 계획에 따라 이전, 해체 등 부대 통폐합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위수지역은 각 부대가 담당하는 작전지역을 뜻하는데 일반적으로 외박이나 외출 때 병사들이 벗어나면 안 되는 지리적 범위로 인식됐고, 그동안 접경지역 경기의 젖줄 역할을 해왔다.

▲  화천 평화 이음 토요콘서트에 참석한 군 장병들. 강원도 제공

복수의 강원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국방개혁 2.0에 따라 원주 1군 사령부가 지난해 경기 용인시로 떠난 이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삼척, 양양에서 부대 이전과 해체,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이다. 철원 6사단은 경기 포천시로 이동하고 화천 27사단과 삼척 23사단은 해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양 8군단은 인제 3군단에 흡수되고 인제 2사단의 2개 연대는 다른 지역으로 옮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접경지역 지자체는 경기 활성화와 인구 유출 방지라는 두 가지 숙제에 직면해 있다. 소규모 지자체인 화천군과 양구군의 경우 국방개혁 2.0이 완료되면 인구가 2만 명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화천 27사단이 알려진 대로 2022년 해체되면 장교와 부사관 등 1700여 명이 빠져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4000명에 가까운 인구 유출이 예상된다. 현재 화천군의 인구는 2만4000명 선이다. 인구 2만3000여 명의 양구 역시 2사단이 경기도로 이전하면 3600여 명의 군인 가족이 유출된다. 이로 인해 화천과 양구에는 올해 초부터 문을 닫는 가게와 매물로 나오는 상점이 늘고 있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천군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손님의 80% 이상이 군인이었는데 이제는 주말에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상점들이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27사단의 해체가 기정사실이 된 상황에서 누가 가게에 관심을 두겠느냐”고 말했다. 강원경제인연합회와 화천경제인연합회는 지난 5일 성명서를 내고 “국방개혁 2.0에 따른 군부대 통합이 본격화되면서 화천, 양구, 인제 등 강원도 접경지역 인구 유출로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주민 생존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정이 이렇자 강원도와 각 지자체는 지난달 28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첫 정책협의회를 열고 국방개혁 2.0과 군부대 통폐합 이전 문제를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강원도와 육군은 올해 12월 2차 협의회를 열어 접경지역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오는 2021년까지 1612억 원을 들여 접경지역 활성화를 위해 숙박·음식점 시설 환경 개선과 편의시설 현대화 사업을 진행한다. 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토요일 공연과 비무장지대(DMZ) 콘서트 등 상설 문화프로그램을 연중 개최할 계획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접경지역이 근본적으로 군부대 의존도를 줄이고 DMZ 등에 대한 관광 활성화를 통해 자생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화천=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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