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케어 따른 입원 증가율 외면한 ‘건보의 비현실적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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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입원일수 4.4%증가에도
향후 5년 증가율 1.5%로 설정
“재정부담 축소의도” 의혹제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밝힌 ‘연간 입원일수 증가율 관리 목표’(2019∼2023년)가 지난해 수준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보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인데도 비현실적인 목표 설정으로 ‘문재인 케어’ 추진에 따른 재정 부담을 의도적으로 낮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을 보면 건보공단은 올해부터 5년간 가입자들의 입원일수 증가율을 연평균 1.5%로 유지한다는 목표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증가율 평균 3.0%를 기준으로 두고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얘기다. 건보 보장성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내놓은 재정 관리방안의 일환이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8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가입자들의 입원일수는 1억4736만2907일로 2017년 1억4120만2724일에서 4.4%가량 증가했다. 특히 2017년 잠시 규모가 축소됐던 입원일수는 문재인 케어가 본격적으로 적용된 지난해 다시 늘었다. 한 해만인 올해부터 이 증가율을 연평균 1.5%로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것이지만 이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정부는 요양병원의 입원환자 분류체계를 정비해 중증환자의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는 올려주되 경증 환자 수가는 동결시키는 등 방법으로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각종 건보 급여 적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올해부터 갑자기 입원일수 증가율을 평균 1.5% 수준으로 관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불필요 지출 관리율 지표를 현재 급여비의 1.0% 수준에서 연평균 3.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두고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달성 여부가 불확실한 목표를 제시해 건보 재정 소요를 숨겼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지난 12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유재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건보 재정 지출 절감 목표를 높게 잡아서 2023년까지 예상되는 건보 적자를 3조6437억 원 줄여 발표했다”며 “건보종합계획 재무전망에서 지출절감 비율을 1%에서 3%로 확대한 것은 재정적자를 숨기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2023년 불필요 지출 관리율을 3% 절감까지 확대하는 것은 실현 가능한 목표로 판단된다”며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가 낭비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